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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타이난(대만) 김진성 기자] 너무 소중한 2년이다.
유강남(33, 롯데 자이언츠)은 2022-2023 FA 시장에서 롯데와 4년 80억원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지난 2년간의 행보는 기대 이하다. 2023시즌 121경기서 타율 0.261 10홈런 55타점 45득점 OPS 0.726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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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작년에는 52경기밖에 못 나갔다. 타율 0.191 5홈런 20타점 11득점 OPS 0.599에 머물렀다. 6월16일 친정 LG 트윈스전을 끝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7월 중순 왼 무릎 내측 반월판 연골 수술을 받고 재활했다.
유강남은 재활하면서 자연스럽게 다이어트를 실시했다. 살이 많이 빠졌다는 후문이다. 무릎에 부하가 덜 걸리려면, 다이어트를 하는 게 좋다. 그만큼 재기 의지가 대단하다. 지난주 대만 월드베이스볼클래식대표팀과의 두 차례 연습경기에도 나가지 않고 재활했다.
유강남은 프레이밍 능력과 수비력이 괜찮은 포수다. ABS 시대에 프레이밍의 중요성이 낮아진 건 사실이지만, 안 중요한 건 절대 아니다. 포수의 프레이밍으로 투수의 기분이 전환될 수 있다면, 상당히 가치 있다. 유강남은 자신의 장점을 유지해야 한다.
유강남이 없는 동안 롯데 안방은 신예 손성빈과 정보근 위주로 꾸려졌다. 그러나 손성빈은 아직 경험을 더 쌓아야 할 포수이고, 정보근도 기량을 만개한 건 아니다. 유강남이 잔여 FA 2년 계약 동안 롯데 안방을 안정적으로 리드한 다음, 자연스럽게 후배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게 필요해 보인다.
그런 유강남은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각) 대만 타이난 아시아태평양 야구센터에서 열린 자체 연습경기에 홈팀, 그러니까 1군의 9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했다. 포수 마스크는 정보근이 썼지만, 유강남은 좋은 타격감을 선보이며 오랜만에 존재감을 보여줬다.
앞으로 2년이 유강남에게 참 중요하다. 롯데 야수진은 ‘윤고나황손’으로 불리는 젊은 선수들이 일제히 주전으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 억대연봉까지 받으며 성장하고 있다. 유강남은 이들을 뒷받침할 수 있는 베테랑이다.
포수진의 정비 및 발전을 위해서도 유강남이 2년간 중심을 잘 잡을 필요가 있다. 롯데처럼 오랫동안 확실한 주전 포수 없이 어려움을 겪던 KIA 타이거즈도 김태군 트레이드로 돌파구를 열었다. 지금 KIA가 롯데와 다른 건 김태군이 후배 포수들, 나아가 팀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한 선배로 거듭났다는 점이다. 야구도 잘하고 그라운드 밖에서도 모범이 되며 안방을 넘어 팀 케미스트리까지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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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강남은 우선 야구를 잘 해서 팀 내의 신뢰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그런 다음 팀에 좋은 영향력을 미치면 된다. 무릎 관리와 다이어트로 남은 2년에 대한 의지는 확인했다. 약 1개월 뒤에 뚜껑이 열린다. 더 이상 퇴로는 없다. 2년간 내리막이었으니 반등할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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