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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로컬 보이’ 배찬승이 청백전 데뷔를 완벽하게 해냈다. 표면적인 성적도 훌륭하지만, 보면 볼수록 삼성에 찰떡인 선수다.
삼성은 14일 일본 오키나와현 온나손 아카마구장에서 자체 청백전을 진행했다. 배찬승은 9회 백팀 마지막 투수로 등판해 1이닝 퍼펙트를 기록했다. 총 8구(포심 패스트볼 5구, 슬라이더 2구, 커브 1구)를 구사했고, 최고 구속은 무려 150km/h를 찍었다.
공교롭게도 좌타자 세 명과 맞대결을 펼쳤고, 결과도 모두 같았다. 선두타자 김지찬을 2루수 땅볼로 솎아냈고, 김성윤도 2루수 땅볼로 잡았다. 윤정빈 역시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1이닝 퍼펙트 피칭을 완성했다.
경기 종료 후 배찬승은 구단을 통해 “구속에 신경 쓰지 않고 제구 잡는 피칭에 주력했다. 의도했던 대로 공이 들어가서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박진만 감독은 “배찬승은 신인이고 첫 등판이라 부담이 될 법도 한데 잘 던졌다. 본인의 공을 실전에서 던질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 같다. 배짱이 있다. 기대감이 크다”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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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면이 돋보인다. 바로 좌타자 상대 퍼펙트 피칭과 땅볼 유도다.
좌타자 억제는 2025시즌 삼성의 과제다. 배찬승 지명 당시 이종열 단장은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좌완 불펜이 없어 상위권 팀 좌타자들에게 약점을 보였다. 향후 배찬승이 이 약점을 보완해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삼성 좌완들은 유독 좌타자에게 약했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삼성 좌완들은 좌타자에게 피안타율 0.306 피OPS 0.824 평균자책점 5.79로 매우 약했다. 모두 리그에서 가장 나쁜 성적이다.
배찬승은 세 명의 좌타자를 모두 깔끔하게 처리했다. 김성윤, 윤정빈과 달리 김지찬은 좌완에 약하지 않다. 좌완 상대 타율 0.285로 준수한 편이다. 김지찬도 배찬승 상대로 정타를 만들지 못했다. 좌타자 상대 강점을 확실히 보여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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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땅볼도 반갑다.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는 리그 최고의 타자 친화 구장이다. 특유의 각진 외야 구조로 공이 뜨면 홈런으로 연결되기 쉽다. 땅볼 유도 능력을 갖춘다면 장타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한 탈삼진 능력을 갖췄기에 인플레이 타구를 줄일 수도 있다. 배찬승은 2024년 고교야구에서 34이닝을 던져 총 46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는 6⅔이닝 동안 무려 12개의 탈삼진을 뽑았다. 프로에서도 탈삼진 능력을 유지할 수 있다면, 인플레이 타구를 줄일 수 있다면, 라이온즈 파크에서 실점을 최소화할 수 있다.
물론 아직 청백전일 뿐이고, 표본도 극히 적다. 신인인 만큼 정규시즌에 어떤 공을 던질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배찬승은 확연히 기대되는 면모를 선보였다. 이번 시즌 배찬승은 어떤 성적을 거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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