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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어쩌면 동반 진출이 가능하다.
김도영(22, KIA 타이거즈)은 풀타임 4년차 시즌을 앞두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스프링캠프지에서 CAA 네즈 발레로 대표 에이전트와 미팅했다.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도 밝혔고, 차분하게 앞으로 4년을 내다보고 달려가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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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건 김도영이 메이저리그로 나갈 수 있는 2028-2029 오프시즌에, 또 한 명의 선수 역시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로 향할 수 있다. 현재 KBO리그에 없지만, 여전히 업계 최고투수로 인정 받는 안우진(26, 키움 히어오즈)이다.
안우진은 2023년 8월31일 인천 SSG 랜더스전을 끝으로 잠시 멈춤이다. 그해 9월 미국 LA 조브 켈란 클리닉에서 닐 엘라트라체 박사의 집도의로 토미 존 수술을 받았다. 이후 사회복무요원 생활을 시작했다. 오는 9월17일 소집해제된다.
안우진은 최근 KBO가 발표한 등록선수명단에 당연히 없다. 그러나 소집해제 이후 선수로 등록한 다음 2023시즌 연봉에 준하는 금액을 받고 마운드에 오를 수도 있다. 키움은 기본적으로 올해 안우진을 복귀시킬 마음이 없다. 토미 존 수술을 받고 재활한 선수를 빌드업 없이 갑자기 올 시즌에 1군 실전에 올리는 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즌 막판이어서, 안우진이 등록일수 며칠을 더한다고 해서 메이저리그 진출 시점을 앞당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키움의 유권해석에 따르면 안우진은 2018년 데뷔 후 풀타임 4년을 보냈다. 2026년에 선수로 복귀해 풀타임 3년을 치르면, 2028시즌 이후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갈 수 있다.
즉, 현재 KBO리그 최고타자와 최고투수가 4년 뒤 나란히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모습을 국내 팬들이 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현존 KBO리그 최고의 선수들이고, 이미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안우진의 경우 돌아와서 구위, 스피드가 얼마나 돌아올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 그걸 확인만 하면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어쨌든 미국에서도 150km 후반의 공을 6~7회까지 던지는 투수가 많은 건 아니다.
김도영은 2029년이면 26세다. 이정후(27,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처럼 26세에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게 된다. KBO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로 가는 국내선수들의 최단거리 코스라고 봐야 한다. 김도영이 4년간 전성기 기량을 이어가면 이정후의 1억1300만달러 계약을 넘어 메이저리그 진출 기준 역대 아시아 타자 최고계약 신기록을 쓸 수도 있다.
그에 따라 KIA도 김도영을 잘 뽑고 잘 키워서, 메이저리그 구단으로부터 제대로 돈 잔치를 벌일 수도 있다. KBO리그 역사에 제대로 이름을 남길 수 있다. 단, 김도영은 병역 혜택 여부와 부상 재발 방지가 최대 관건이다.
안우진은 이미 26세다. 2029년이면 30세다. 메이저리그 FA 시장에서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아주 적은 나이는 아니다. 물론 2026년에 본격적으로 돌아와 3년간 어떤 경기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계약규모를 현 시점에서 예측하는 건 대단히 어렵다. 안우진은 대신 군 복무를 이번에 확실하게 해결한다. 반면 김도영처럼 부상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팔이나 어깨를 한 번 더 다치면 메이저리그 진출 시기 자체가 늦어질 수 있다.

김도영과 안우진이 정말 2029년에 나란히 메이저리그에 입성해 한국야구도 KIA도 키움도 함께 웃을 수 있을까. 몇몇 변수는 있지만,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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