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여자축구의 전설 샘 커(31·첼시)가 인종차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킹스턴 크라운 법원은 커가 백인 경찰관에게 인종차별적으로 모욕한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이번 사건은 커가 2023년 1월 30일 런던 동남부 트위크넘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그녀는 피해자인 경찰관 스티븐 러벨에게 “너희들은 끔찍하게 멍청하고 백인이다”라고 말한 사실을 공판에서 인정했다.
그러나 커는 이러한 발언에 대해 인종차별적인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12명의 배심원들은 4시간 이상 심의를 한 끝에 커의 주장을 인정하기로 결정했다. 판사는 판결 후 “커의 행위가 이 혐의 제기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면서도 “이는 비용 문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커는 당시 술에 취한 상태에서 파트너이자 여자 축구선수인 크리스티 메위스와 함께 택시에 탑승했으며, 택시 기사와의 다툼 끝에 경찰에 의해 경찰서로 이송되었다. 커와 메위스는 택시에서 토하고 창문을 깨뜨렸다는 주장도 제기되었으나, 커는 청소 비용을 내지 않았다는 기사 측의 주장을 부인했다.
샘 커는 잉글랜드 여자슈퍼리그(WSL), 미국여자축구리그(NWSL), 호주 W리그에서 총 199골을 기록한 여자축구의 스타로, 영국계 아버지와 인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다문화 배경을 지니고 있다. 그녀는 레즈비언으로 커밍아웃한 후 성소수자(LGBT) 스포츠 영웅으로 자리매김했으나, 이번 사건으로 인해 그녀의 이미지는 크게 손상되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커의 호주 대표팀 주장직 박탈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는 2019년부터 호주 대표팀의 주장을 맡아왔으며, 호주축구협회는 커가 경기장으로 복귀해 소속 클럽과 대표팀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장을 계속 맡을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리더십은 경기장 안팎에서 추가적인 책임을 수반한다”고 언급했다.
커는 지난해 1월 전방십자인대 부상으로 인해 현재까지 경기에 출전하지 않고 있으며, 이번 사건의 여파로 그녀의 축구 경력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 EPA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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