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야구보다 관계가 중요하다.”
키움 히어로즈는 전통적으로 기교파 좌완 외국인투수를 잘 뽑았다. 앤디 밴 헤켄, 라이언 피어밴드, 에릭 요키시, 지난 시즌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까지. 구속이 빠르지 않아도 제구와 커맨드가 좋고, 팔 각도도 일반적인 높이가 아니었다.
그런 키움이 검증된 헤이수스(KT 위즈)와 아리엘 후라도(삼성 라이온즈)의 보류권을 포기하는 모험을 택했다. 기본적으로 공격력에 대한 약점이 심각하다고 판단했다. 외국인타자를 2명 택한 만큼, 1명밖에 못 뽑는 외국인투수의 퍼포먼스가 더 중요해졌다.
이런 상황서 새로운 좌완 케니 로젠버그(30)가 등장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17경기서 2승3패 평균자책점 4.66, 마이너리그 통산 163경기서 52승38패 평균자책점 4.06. 스펙은 크게 눈에 띄지 않지만, 외국인투수를 잘 뽑는 키움이라서 기대가 된다.
전형적인 기교파 좌완이다. 140km대 초~중반의 포심과 체인지업 비중이 높다. 커터와 커브를 섞는다. 스피드에 비해 회전수가 좋고, 체인지업의 완성도도 수준급이다. 약 1주일 전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로젠버그의 불펜투구 영상을 보면, 포수 김재현이 로젠버그의 제구력에 크게 감탄하는 모습이 나온다.
당시 로젠버그는 “잘 던진 것 같다.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팀에 처음 합류한 많은 선수는 좋은 첫 인상을 남기려고 하고, 그 과정에서 부담을 느낄 수 있다. 난 그냥 내가 갖고 있는 걸 보여주려고 했고, 커리어 내내 해오던 걸 확인하는데 중점을 두고 기술을 다듬는데 힘썼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로젠버그는 “조금 다른 대답일 수 있지만, 빨리 팀 동료, 코칭스태프와 친해지고 싶다. 특히 포수와 투수, 더 나아가 모두와 친해지고 싶다. 모두의 신뢰를 받으면서 시즌에 돌입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시즌을 치르면서 지속적으로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야구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관계가 야구보다 중요하다”라고 했다.
즉, 야구보다 케미스트리가 우선이라는 얘기다. 야구가 개인스포츠지만 팀 스포츠다. 투수 혼자 잘 한다고 팀이 매번 이기는 것도 아니고, 자신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로젠버그가 야구와 관계를 모두 잡으면 또 한 명의 키움 출신 성공한 선수 목록에 당당히 들어갈 수 있다.
로젠버그는 “야구는 개인의 트레이닝이 중요하다. 그러나 관계는 내가 더 노력해야 한다. 모든 구성원이 너무 친절하고 환영해준다. 몸 상태도 너무 좋다. 야구와 팀 동료, 코칭스태프와의 관계 모두 굉장히 만족스럽다. 다가올 시즌이 너무 기대된다”라고 했다.
로젠버그의 성공을 위해 국내선수들도 도울 필요가 있다. 유일한 외국인투수다. 2선발부터 다른 팀과 달리 국내선수다. 리그 최약체 선발진에서 로젠버그가 자리 잡지 못하면 연패를 끊을 확실한 카드가 없다는 단점도 있다. 그렇다고 멀쩡한 야시엘 푸이그 혹은 루벤 카디네스 중 한 명을 집에 보낼 수도 없다.
키움의 선택은 1년 뒤 결과로 평가받을 전망이다. 로젠버그의 출발이 좋은 건 키움으로선 고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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