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야, 돈 좀 버냐?”
KIA 타이거즈 외야수 최원준(28)은 지난 1월 최형우(42), 이우성(31), 류지혁(31, 삼성 라이온즈)과 함께 개인훈련을 괌으로 떠났다. 일명 ‘최형우 미니캠프’다. 주최자가 최형우이고, 본인의 전액지원으로 진행했다.
그런데 최원준이 이와 관련한 에피소드를 전했다. 7일 KIA 출신 윤석민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사이버 윤석민에 출연, 자신이 비용을 보태겠다고 하자 최형우에게 “야, 돈 좀 버냐?”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털어놨다.
최형우는 후배 최원준이 돈을 대겠다는 얘기를 듣고 내심 뿌듯했을 것이다. 그러나 마음만 감사히 받아들이고, 후배들의 훈련비용을 전액 지원했다. 최형우는 FA 100억원 계약도 맺어봤고, 지금도 1+1년 22억원 비FA 다년계약자다. FA 포함 다년계약만 세 차례 체결한 선수다. 타격장인이 그냥 된 게 아니다.
그렇다고 해도 열흘~2주 정도의 해외훈련 체류비용을 한 사람이 전액 지불하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최형우는 매년 ‘선배미’를 제대로 뽐낸다. 최원준은 평소에도 선배 노릇, 형 노릇을 톡톡히 하는 최형우를 믿고 의지하고 잘 따르는 듯하다.
알고 보니 최형우는 2달 전부터 괌 캠프를 준비했다는 게 최원준의 얘기다. 1월에 다녀왔으니, 작년 10월 말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곧바로 계획했다고 봐야 한다. 이때 최원준의 참가도 확정됐다. 최원준은 웃더니 “만약 (김)선빈이 형이 먼저 나보고 가자고 했으면 선빈이 형을 따라갔을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나 최형우가 계획적인 성향인 반면, 김선빈은 다소 즉흥적이라는 게 최원준, 최원준과 함께 출연한 박찬호의 반응이다. 김선빈도 1월 비슷한 시기에 오키나와 캠프를 박찬호, 박정우, 한준수와 함께 소화했다. 김선빈 역시 FA 계약을 두 차례 맺은 선수로서 대부분 비용을 홀로 부담했다. 단, 박찬호가 렌터카 등 일부 비용을 부담하고 싶다고 하자 ‘OK’한 케이스다.
최원준이 왜 최형우 캠프보다 김선빈 캠프를 선호하는지 얘기하진 않았다. 그런데 자신에게 잔소리를 가장 많이 하는 선수도 최형우라고 했다. 물론 김선빈 역시 후배들에게 이런저런 지적을 많이 하면서 조용히 후배들을 잘 챙기는 타입이다.
KIA가 2024시즌 통합우승을 차지하고, 올해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건 단순히 뎁스가 좋고, 투타 주요 멤버가 좋아서가 아니다. 알고 보면 최형우, 김선빈 같은 좋은 선배가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최원준, 박찬호 같은 후배들을 그냥 잘 챙겨주기만 할 뿐 아니라 잔소리도 많이 하는 듯하다. 그게 결국 후배 사랑이다. 그렇게 팀 케미스트리가 좋아진다. 최원준은 “우리 팀은 형들이 (후배들에게)위로해주고 그런 팀은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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