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멜버른(호주) 심혜진 기자] 한화 이글스 ‘캡틴’ 채은성이 제대로 이를 악물었다. 올해는 기필코 가을야구 무대에 올라선다는 각오다.
호주 멜버른 볼파크 스프링캠프지에서 만난 채은성은 꽤나 날렵한 모습이었다. 그는 “살을 빼고 왔다. 3~4kg 정도 뺐다. 선배들께서 한 살 먹을수록 조금씩 줄여야 한다고 말씀해주셨다. 체지방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고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어느덧 1차 캠프 절반이 지나갔다. 첫 주장을 맡은 지난해보다는 수월하다. 채은성은 “캠프는 항상 힘들지만 부상 없이 준비한 대로 잘 되고 있는 것 같아서 좋다”며 “두 번째 (주장을) 하니까 조금 낫다. 지난해엔 뭐든 다 신경쓰고 하려고 했는데 지나고 보니깐 굳이 그럴 필요는 없더라. 믿고 맡기는 것도 필요한 부분인 것 같다”고 했다.
지난 시즌 부임한 김경문 감독이 처음부터 팀을 이끄는 해이기 때문에 자리를 잡고자 하는 선수들의 의욕은 더욱 커졌다.
채은성은 “감독님께서 공표하셨다. 자리가 비어있는데 누구든지 맡을 수 있다고 하셨다. 그 이야기를 듣고 애들의 눈빛이 달라진 것 같다. 어린 친구들의 의욕이 많이 생겼다”며 “사실 기회이지 않나. 나 역시 그 경험을 LG 때 해봐서 안다. 평생 오지 못할 수도 있는 기회일 수 있다. 이번 기회를 잘 잡으라고 해줬다”고 말했다.
채은성 개인적으로도 의욕이 남다른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마무리캠프에선 채은성을 비롯해 고참들이 대거 참가했다. 그리고 이번 스프링캠프까지 쉴틈 없이 훈련했다.
그는 “거의 쉬지 못했다. 12월초부터 비활동 기간인데 아까웠다. 어떻게 보면 마무리캠프가 끝나가는 시점부터 시즌 준비를 시작하는데, 나는 끝까지 했기 때문에 아까워서 잘 못 쉬었다. 쉬어버리면 다시 끌어올리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조금씩 연결해서 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러다 보니 컨디션이 빠르게 올라왔다. 채은성은 “몸상태가 좋다. 작년보다 더 빠른 것 같다”며 “라이브 배팅을 두 번 진행했는데, 첫 라이브를 하면 적응을 못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크게 어려움이 없더라. 생각보다 준비가 빠른 것 같다”고 했다.
올해 채은성의 수비 포지션은 1루수로 고정됐다. 지난해 전반기까지 팀 상황에 따라 1루수, 우익수 오갔던 채은성은 후반기부터 1루수로만 뛰었다. 채은성은 “부담감은 없다. 차라리 더 낫다고 본다. 확실하게 정해주셨기 때문에 더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며 “외야에는 발빠른 선수, 어깨 좋은 선수들이 많다. 팀으로 봤을 땐 내가 1루로 가는 게 낫다”고 말했다.
한화는 2018년 반짝 가을야구를 하고 그 이후부터는 다시 암흑기를 걷고 있다. 그래도 2023년부터 채은성, 안치홍, 엄상백, 심우준 등 굵직한 FA 선수들을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그 사이 노시환, 문동주, 김서현 등 유망주들도 성장했다. 그리고 지난해 ‘코리안몬스터’ 류현진까지 돌아오면서 올해만큼은 가을야구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도 한화를 5강으로 꼽고 있다. 채은성은 ‘3위’를 목표로 잡았다. 그는 “4, 5위는 간당간당하다. 느낌이 싫다. 사실 최종적인 목표는 우승으로 잡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하고 과정을 밟아가야 하기 때문에 3위로 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 팀을 5강 후보로 꼽는 만큼 자신감을 갖고 해야 한다. 부담 가지고 하면 될 것도 안 된다. 자신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전반기 타격 부진에 시달렸던 채은성은 후반기 60경기 타율 0.317(199타수 63안타) 14홈런 45타점 OPS 1.004로 반등했다.
이에 채은성은 “올해는 처음부터 잘했으면 좋겠다. 치고 나갔으면 좋겠다. 다치지 않고 하는 시즌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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