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마음은 갔는데 몸이 안 가.”
KBO리그 최고참 최형우(42, KIA 타이거즈)는 타격장인이란 별명도 있지만, 10살도 더 차이가 나는 후배들과 친구처럼 편안하게 지낸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KIA 후배들이 최형우를 물론 쉽게 생각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불편하게 여기지 않는다. 최형우는 젊은 선수들에게 소위 말하는 꼰대가 아닌 듯하다.
5일 구단 유튜브 채널 갸티비를 보면, 외야수들의 포구 연습 훈련이 나온다. 기본적으로 낙구지점을 미리 파악해 타구를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경기를 하다 보면 상황에 따라 낙구지점을 파악할 시간이 짧거나 거의 없을 수도 있다.
그래서 홍세완 코치가 공을 던져주면 야수들이 공을 보면서 낙구지점을 찾아가는 훈련을 실시했다. 그냥 잡는 것보다 훨씬 난이도가 높다. 심지어 그라운드에 콘을 설치했다. 공도 쫒아가면서 그라운드까지 봐야 한다.
선수들의 집중력은 상당히 높았다. 못 잡는 만큼 실책으로 간주, 커피 내기를 했기 때문이다. 이미 최원준과 나성범이 몇 차례 커피를 샀다는 게 갸티비 제작진의 설명이다. 실전과 비슷한 밀도 높은 훈련이 이어지는 와중에 웃음도 끊이지 않았다.
하이라이트는 최형우. 지명타자지만 간혹 수비에 나간다. 캠프에서 훈련은 꼭 필요하다. 그런 최형우는 42세라서 아무래도 후배 외야수들보다 걸음이 늦고 순발력이 약간 부족하다. 최형우는 몇 차례 타구를 쫒아가다 넘어져 후배들의 웃음을 샀다. 이를 본 홍세완 코치가 웃으며 “마음은 (타구를 잡으러)갔는데 몸이 안가”라고 했다.
훈련 막바지에 난이도를 높였다. 일명 ‘코끼리 코’를 10바퀴하고 타구를 잡게 한 것이다. 중심을 잡기 힘들도록, 최악의 최악을 가정한 훈련이었다. 사실 최형우와 이우성의 커피 내기(꼴찌) 결정전. 나성범이 이우성에게 원하는 걸 하라고 하자 이우성이 코끼리 코를 제안했다. 그것도 전력으로 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형우는 “나이 많은 사람한테…”라며 뒤늦게 이우성을 원망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 최형우는 결국 코끼리 코를 돌자마자 그라운드에 철퍼덕 쓰려져 모든 사람의 웃음을 자아냈다. 심지어 공이 넘어져 있는 최형우의 몸을 직격했다. 제대로 된 몸개그였다. 최형우는 넘어진 채 “지금도 돌고 있다”라고 했다.
반면 이우성은 안정적으로 포구했다. 최형우의 커피 내기 확정. 최형우는 억울한 나머지 “이거 해서 잡는 사람 100달러 줄게”라고 했다. 그러자 박정우가 전광석화처럼 손을 들었다. 박정우는 최형우의 기대(?)와 달리 코끼리 코 10바퀴 후 깔끔하게 공을 잡았다. 100달러(약 14만4600원) 획득.
결국 최형우는 커피도 사고 후배 박정우에게 100달러도 선물하게 됐다. 최형우로선 억울한(?) 하루지만, 후배들은 즐겁게 훈련했다. 맏형이 커피도 샀으니 분위기는 좋았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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