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가고시마(일본) 최병진 기자] 기성용(FC서울)이 계속해서 훈련을 하는 이유는 선입견에 대한 도전이다.
기성용의 이번 시즌 시작은 평소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기성용은 프리시즌에 주로 해외에서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훈련을 하며 몸을 만들었다. 지난해 전지 훈련 기간에는 공식적으로 서울과 계약이 끝난 상태였기에 호주에서 홀로 준비를 했지만 낯선 풍경은 아니었다.
하지만 올시즌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진행된 서울의 1차 전지훈련부터 참여하며 팀원들과 함께 체력을 끌어 올렸다. 김진수, 정승원, 문선민, 이한도까지 차례대로 영입된 선수들과 함께 김기동 감독의 혹독한 훈련을 견뎌냈고 일본에서 이어지고 있는 2차 훈련에서도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지난 4일 일본 가고시마 소재의 호텔에서 기성용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기성용 일문일답]
Q). 살이 빠진 것 같다?
맞다. 2키로 정도 빠졌다. 훈련이 너무 힘들었다(웃음). 관리의 측면도 있다.
Q). 올시즌 서울이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고 있는데?
분위기는 상당히 좋다. 새로운 선수들이 들어왔기에 기대치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 너무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는데 우승은 리그가 시작 돼봐야 안다. 분위기랑 운도 따라줘야 한다. 여러 가지가 잘 맞아야 우승이 가능하다. 개인적으로는 우리 입에서 우승 이야기가 나오는 것보다는 ‘서울이 올해는 할 수 있겠구나’라는 인상을 주는 게 중요하다. 주변에서 인정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시즌 초반 흐름이 중요할 것 같다.
Q). 1차 전지훈련도 오랜만에 함께 했는데?
작년에 부상으로 쉬면서 겨울에 개인적인 운동량을 높였다. 그게 동계훈련까지 이어졌다. 베트남에서 훈련을 많이 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확실히 회복 속도가 버겁긴 했다. 혼자 하면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데 함께 하면 다양성이 생긴다. 장단점이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 좋았고 작년과 비교했을 때 몸이 만들어지는 페이스가 빨라지긴 했다. 유럽에서 뛸 때는 전지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여름에 대표팀 경기가 있었고 그리고 소속팀에 합류했다. 해외에 있을 때는 3주정도 하고 시즌에 들어갔다. 한국의 동계훈련은 긴 편이라서 호텔에 오래 머무르는 게 힘들긴 하더라.
Q). 정승원이 “(기)성용이형이 너무 잘 뛴다. 타고난 것 같다”고 했는데?
내가 훈련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그 친구들은 모를 거다(웃음). 항상 훈련을 많이 했다. 평소에도 오래 쉬지 않았다. 타고났다기보다는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있다. 베테랑이 되면 선입견이 생기거나 조금의 부진에도 차가운 반응이 온다. 그걸 이겨내기 위해서는 더 준비를 해야 하기에 몸을 잘 만들려고 노력을 한다. 남들 쉴 때도 운동을 하고 평소에 하지 못했던 운동들이 있는데 그 부분을 겨울에 하고 있다. 뒤처지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Q). 지난 시즌에 부상으로 빠진 기간이 길었는데?
전반기에 경기를 많이 뛰면서 무리가 온 것 같다. 치료를 성급하게 했던 부분이 있어서 길어지게 됐다. 처음에 답답함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그 시간이 재정비를 하는 시기였다. 서울에 와서 3시즌 정도 풀로 뛰면서 힘들기도 했는데 외부에 있다 보니 마음은 조금 편했다. 스트레스도 줄다 보니 안 보이던 것들도 보이고 여유가 생겼다. 당시 팀 성적도 좋아서 오히려 부담이 덜했다. 성적이 안 좋았다면 더 조급하고 구단에서도 독촉을 했을 텐데(웃음) 그 시간을 통해 나를 돌아보게 됐다.
Q). 린가드가 주장으로 ‘위닝 멘탈리티’를 강조하고 있는데?
이기고 싶은 마음은 다 같다. 지고 싶어 하는 선수는 없다. 모든 팀의 마음이 그럴 것이다. 그러나 승패를 결정하는 건 작은 부분이다. 훈련장에서부터 준비가 돼야 하고 경기 당일에 퍼포먼스로 나와야 한다. 항상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 올시즌에는 더 좋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한다. 올해가 정말 중요한 한 해가 될 것 같다. 작년에는 지난 몇 년 동안의 힘든 시기를 극복했는데 이번에 서울이 정말 강팀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더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 그러면 서울에 대한 인식도 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모든 선수들이 목표를 가지고 공유해야 한다. 린가드도 그런 부분을 이끌어주고 있고 어린 선수들도 좋은 영향을 받고 있다.
Q). 최고참으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가?
운동장에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훈련이나 경기장에서 선수들에게 본이 되려 한다. ‘저 형도 저렇게 하는데 우리도 열심히 해야지’라는 생각을 갖게 하고 싶다. 나 역시도 어린 시절에 형들을 보면서 많이 느꼈다. 경기장 밖에서는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 조언을 해줄 수 있다.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하는 선수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 경기 출전이 부족하면 놔버릴 수 있는데 한 시즌을 11명으로만 치를 수는 없다. 벤치로 시작을 했지만 갑자기 주전으로 올라설 수 있기에 모두가 준비를 해야 한다.
Q). 지난 시즌과 비교해 보면 현재 경기력은 어떠한가?
훨씬 좋아졌다. 짜임새나 선수 개개인의 능력, 체력적으로 팀이 원하는 부분은 분명 좋아졌다. 하지만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압도적인 팀이 돼야 한다. 다른 팀이 우리와 경기를 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부담스러운 팀이 돼야 우승을 노릴 수 있다. 그런 부분에서는 아직까지 부족함이 있다. 울산 HD를 보면 계속 우승권에 있고 전북 현대도 지난 시즌에는 어려웠지만 새로운 감독이 왔다. 분명 살아날 것이다. 그리고 대전 하나시티즌은 영입을 많이 했으며 포항 스틸러스는 여전히 강한 팀이다. 현재 독보적인 팀이 없어서 우리의 우승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 그래서 초반이 매우 중요하다. 좋은 결과를 내서 자신감을 갖는다면 정말 무서운 팀이 될 것이다. 반대로 어려움이 생기면 부담은 더 커지게 될 것이다.
Q). 미드필더 주전 경쟁이 치열해졌는데?
경쟁은 어느 팀에서든 해야 한다.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중원에 훌륭한 자원이 있고 어린 선수들도 있다. 기본적으로 능력을 갖추고 있기에 누가 경기에 뛰든 자기 몫을 해줄 수 있는 선수다. 감독님에게 그런 고민을 안겨드리는 게 선수의 역할이다.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를 하고 있다.
Q). 친구 구자철도 은퇴를 하면서 그 부분에 대해 고민을 할 것 같은데?
마무리가 좋았으면 좋겠다. 시작보다 끝이 중요하니까 어떻게 결론을 맺는지가 사람들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는 게 가장 좋을 것이고 부상 없이 팀에 좋은 영향력을 주고 싶다. 부상으로 빠지면 개인이나 팀에 손해가 크다. 올시즌은 부상 없이 팀 성적에 도움을 주는 게 먼저고 그러다 보면 그만할지, 계속할지 그 타이밍에 대해서 느낄 것 같다.
Q). 준우승을 했던 2008시즌과 지금을 비교해 본다면?
당시에는 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했고 외국인 선수들도 뛰어났다. 주변에서도 서울을 당연히 우승후보로 생각했을 때다. 지금과는 차이가 있다. 결이 조금 다르다.
Q). 올해 더 편안해진 모습인데?
작년에 성적이 괜찮았기에 올해는 더 여유를 갖는 것 같다. 지난 시즌 시작 전에는 계속해서 부진한 상황에서 감독님도 새로 왔고 부담감이 지금보다 컸다. 주장도 하면서 압박감이 있었는데 올해는 여유가 생겼다. 또 (김)진수나 (문)선민이가 들어오면서 중고참의 역할을 해주고 있어서 도움을 받고 있다.
Q). 영입된 선수들을 컨트롤 하는 역할도 맡아야 하는데?
‘똘끼’가 있는 애들인데 더 ‘똘끼’가 있는 사람이 앞에 있다(웃음). 함께 대표팀을 해서 더 편하다. 나이 차이가 더 많이 나는 친구들은 서로 어색한 부분이 있다. 서로 알아서 착착 하는 분위기다. 그런 선수들이 와서 경기장 안에서 같이 플레이를 하면서 더 편해진다. 자신의 역할을 하면서 캐릭터를 보여주는 게 팀에 도움이 된다. 물론 마이너스가 되는 행동을 하면 안 되지만 그런 부분은 선수들도 먼저 인지를 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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