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오~”
KIA 타이거즈 우완 셋업맨 전상현(29)은 작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예술을 넘어 더 큰 행복으로. 더 섹시해져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언젠가부터 선수단 내부에서 ‘섹시한 투수’라는 별명이 붙었고, 본인도 즐기는(?) 경지에 이른 듯하다.
전상현은 2024시즌 66경기서 10승5패7세이브19홀드 평균자책점 4.06을 기록했다. 64경기서 평균자책점 2.15을 찍은 2023시즌보다 팀 공헌도는 오히려 높았다. 이닝, 승수, 홀드가 커리어하이였기 때문이다.
전상현은 최근 2년 정도 건강하게 시즌을 보냈다. 어깨와 팔꿈치에 이슈 없이 지난 2년간 130경기, 124.2이닝을 소화했다. 박전문(박준표~전상현~문경찬)이 사실상 사라졌고, 트리플J(정해영~장현식~전상현)도 장현식(LG 트윈스)의 이적으로 역시 해체됐다.
그러나 전상현은 여전하다. 2024시즌 중반에는 스플리터를 다듬으면서 언터쳐블이 됐다. 절친한 김원중과 구승민(이상 롯데 자이언츠)의 도움으로 스플리터의 가치를 높인 끝에 정해영의 어깨이슈라는 대형악재를 극복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야구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고 성실한 투수여서, 계속 성장하는 게 자연스럽다.
익스텐션이 길어 스피드 이상으로 좋은 구위, 나이에 비해 풍부한 필승조 경험에 따른 임기응변능력 등도 강점이다. 한국시리즈 3차전 연속 피홈런, 프리미어12 대표팀 최종엔트리 탈락 등은 전상현의 야구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아니다.
올해 KIA 필승계투조 역시 전상현이 핵심이다. KIA는 올 겨울 조상우를 트레이드 했다. 이범호 감독은 조상우의 의견을 참고해 세부 역할을 결정할 계획이다. 즉, 조상우가 8회 이전에도 나갈 수 있다고 한다면 전상현 역시 상황에 따라 6회에도, 7~8회에도 나갈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두 사람이 9회 정해영이 올라오기 전에 가장 중요한 상황을 분담하는 건 확실하다.
그런 전상현은 지난달 말 불펜투구에 들어갔다. 구단 유튜브 채널 갸티비는 지난 4일 전상현과 조상우, 정해영의 불펜투구를 차례로 게재했다. 실제 이들이 차례로 7~9회를 1이닝씩 삭제하는 장면이 올해 많이 나올 전망이다.
공을 받은 포수는 연신 “나이스 볼”이라고 했다. 전상현 바로 뒤에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체크하던 관계자들, 코치들도 “좋다”는 반응이 계속 나왔다. 분명 100% 힘으로 던지는 건 아닌 거 같은데도 상당히 좋은 구위였다. 올해도 전상현이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 KIA의 승리가 가까워지는 신호로 해석해도 될 것 같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