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화성 이정원 기자] “늘 응원한다. 힘들지만 부탁도 한다.”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IBK기업은행은 최근 10경기 2승 8패로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4라운드는 모두 지는 등 7연패 수렁에 빠지기도 했던 IBK기업은행은 지난달 31일 페퍼저축은행전에서 연패 탈출에 성공했으나, 4일 현대건설에 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승점 추가에 실패하면서 승점 37(12승 14패)로 여전히 4위, 한 경기를 덜 치른 3위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승점 47 17승 8패)와 여전히 승점 10 차이다. 비시즌 33억을 통 크게 투자했지만 투자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출신 아시아쿼터 세터 천신통도 부상으로 팀을 떠났다.
힘든 여정 속에서도 빛나는 선수는 있다. 바로 우크라이나 국가대표 출신 아포짓 스파이커 빅토리아 댄착(등록명 빅토리아). V- 리그 첫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빅토리아는 26경기에 나와 670점 공격 성공률 39.71% 세트당 서브 0.330개로 맹활약하고 있다. 득점 1위, 서브 4위, 공격 성공률 6위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14일 2라운드 GS칼텍스전에서는 V-리그 입성 후 첫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기도 했다.
191cm의 좋은 신장에 빠른 스윙에서 나오는 힘이 강점인 빅토리아는 V-리그가 첫 해외리그 도전이다. 그동안은 우크라이나 자국리그에서만 뛰었다. 지명 당시에는 관심도가 떨어졌지만, 김호철 감독은 “난 가능성을 보고 뽑았다. 모두가 의아해했다. 처음 지명했을 때 대부분이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품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김호철 감독의 선택은 옳았다. 큰 기복 없이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이소영이 어깨 부상 여파로 공격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육서영과 황민경이 힘을 내지 못할 때 늘 빅토리아가 해결사로 나서 IBK기업은행을 이끌고 있다. 1라운드 현대건설전과 4라운드 정관장전에서는 공격 점유율이 49%에 달했다. 지칠 법도 하지만, 빅토리아는 늘 힘을 낸다.
4일 홈에서 열린 현대건설전에서도 22점으로 양 팀 최다 득점 주인공이었다. 하지만 팀 성적이 좋지 못하고, 또 주전 세터가 떠나 힘겨운 상황에서 공을 때려야 하는 빅토리아를 보면 김호철 감독도 안쓰럽다. 3세트 발목에 통증을 느끼며 교체됐지만, 4세트 다시 나와 투혼을 보였다.
김호철 감독은 “빅토리아는 우리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늘 응원하고, 힘들지만 잘 해달라고 부탁도 한다. 어떻게 하면 경기에서 빅토리아를 잘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물론 아직 완성형 선수가 아니기에 부족한 부분도 있다. 김 감독은 “그날그날 컨디션에 따라 자신이 보여주는 능력치가 다르다. 경기를 하면서 잘 됐을 때, 안 됐을 때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이 되어야 한다. 아직은 그런 부분이 부족하다. 출발이 좋으면 괜찮은데, 그렇지 않으면 끝날 때까지 위축된 모습을 보여서 답답할 때도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빅토리아가 없었다면 지금 성적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김호철 감독은 투혼을 보여주는 빅토리아가 고맙다.
이제 10경기 남았다. 빅토리아가 남은 경기에서도 힘 있는 공격을 보여주며 IBK기업은행에 봄배구 티켓을 선물할 수 있을까. IBK기업은행은 8일 서울장충체육관에서 GS칼텍스와 경기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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