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제일 좋은 건 표정 관리.”
KBO리그 최고포수 강민호(40, 삼성 라이온즈)의 시선에 KBO 최고 에이스 안우진(26, 사회복무요원)의 최대장점은 무엇일까. 무시무시한 구위, 7~8회까지 그 구위를 유지하는 지구력을 얘기할 줄 알았으나 아니었다.
강민호는 3일 김태균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의 유튜브 채널 김태균[TK52]에 출연, 한번쯤 공을 받아보고 싶은 투수로 안우진과 함께 곽빈과 김택연(이상 두산 베어스), 문동주(한화 이글스)를 꼽았다. 힘 있는 영건들의 공을 받으면서 잘 키워보고 싶다고도 했다.
역시 이들 중에서도 안우진이 탑이다. 강민호는 이들 중에서 한 명의 공만 받아볼 수 있다면 안우진이라고 했다. 이미 자신의 채널에서 수 차례 안우진을 극찬한 김태균 해설위원은 “투수가 단점이 있는데 안우진은 단점이 없다”라고 했다.
강민호는 또 다른 점을 얘기했다. 그는 “제일 좋은 게 표정관리다. 표정이 너무 멋있다. 점수를 줘도 아무렇지도 않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원태인에게 항상 하는 말이다. 선발투수는 감정을 숨겨야 한다고. 지금은 태인이도 많이 좋아졌다. 그런데 안우진은 벌써 그걸 하고 있더라”고 했다.
삼성엔 무표정의 원조, 오승환(42)이 있다. 안우진도 그에 못지 않게 포커페이스를 잘 유지한다. 압도적인 구위를 가졌지만, 컨디션이 조금 덜 좋은 날도 있고, 그래서 얻어맞고 무너지는 날도 있다. 그러나 표정에 변화가 전혀 없다.
본지 사진기자가 촬영한 안우진의 이 사진들은, 2022년 8월16일 수원 KT 위즈전이었다. 이날 7이닝 3실점했으나 8피안타 1볼넷 9탈삼진을 곁들였다. 삼진도 많이 잡았지만, 안타도 많이 맞은 날이었다. 마냥 잘 풀린 하루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안우진의 표정은 평소와 별 다를 바 없었다. 2023시즌에도 24경기서 4자책 이상 4차례 기록했다. 그러나 이 시기에도 전혀 동요는 없었다. 고별전이 된 2023년 8월31일 인천 SSG 랜더스전서는 팔에 이상을 느끼고도 의식적으로 천천히 던지며 맞춰 잡은 끝에 6이닝 5피안타 3탈삼진 1볼넷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단순히 16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과 남다른 스태미너, 포심만큼 위력적인 두 종류의 슬라이더, 체인지업과 커브까지. 공만 잘 던지다고 에이스가 아니다. 안우진은 이미 2021시즌 중반 에이스로 떠오르면서 키움이 아닌 KBO를 대표하는 에이스가 될 자질을 증명했다.
안우진은 현재 토미 존 수술 재활 막바지에 돌입한 듯하다. 9월에 전역하고, 2026시즌에 3년만에 복귀전을 갖는다. 2026년부터 2028년까지 3년간 건강하게 뛰면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기회가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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