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정몽규 현 회장이 4일 성명을 내고 “새 선거운영위원회가 구성되고 연기됐던 선거 일정이 확정된 것은 다행”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야권 후보인 허정무(전 대표팀 감독) 후보와 신문선(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 후보는 새 선거운영위가 공정한 운영을 하길 바란다면서도 선거인단을 기존 194명에서 정관상 상한인 300명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안 그러면 정씨 일가가 100년이라도 계속 회장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의 선거 금지 가처분 인용 결정과 공정성 논란으로 기존 선거운영위원들이 전원 사퇴하면서 중단됐던 차기 회장 선거는 전날 새롭게 구성된 선거운영위원회가 첫 회의를 열고 오는 26일 선거를 실시하기로 결정하면서 다시 재개 절차에 들어갔다.
차기 축구협회장 선거는 당초 지난달 8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허정무 후보의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돼 연기됐다. 이후 축구협회는 법원이 지적한 절차적 흠결을 보완해 지난달 23일 선거를 치르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기존 선거운영위원들이 공정성 논란 속에 전원 사퇴하면서 계획이 무산됐다.
새로 꾸려진 선거운영위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출신 3명, 법조계 3명, 학계 2명, 언론인 3명으로 구성됐다. 위원장은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을 역임한 박영수 위원이다.
협회는 공정성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11명의 위원 중 10명을 외부 위원으로 채웠으며,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협회 사무국이 위촉하는 대신 중앙선관위 퇴직자 단체인 사단법인 선우회, 한국스포츠엔터테인먼트법학회, 한국체육정책학회, 한국체육기자연맹, 한국체육언론인회 등 단체의 추천을 받아 구성했다.
선거운영위는 4시간에 걸친 회의 끝에 선거를 26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이번 선거를 ‘재선거’가 아닌 ‘선거의 재개’로 규정하면서 기존 후보였던 세 후보의 자격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정몽규 후보는 “새로운 선거운영위원회가 법원이 지적한 절차적 하자를 보완해 국민 눈높이에 부응하는 공정한 선거를 성공적으로 진행해 줄 것을 기대한다”며 “선거 지연을 위한 허위 사실 주장과 비방을 중단하고 모든 후보가 협회의 정관을 존중하며 경선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선거가 지연되면서 협회의 중요한 일들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허정무 후보와 신문선 후보는 새 선거운영위가 공정한 운영을 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허 후보는 “지난번 선거운영위원회의 위법·불공정한 운영으로 협회에 행정 공백이 발생했다”며 “특정 후보를 위한 운영이 아닌 투명하고 공정한 선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신 후보는 “후보 측 캠프와 소통하겠다는 선거운영위원회의 의지를 환영한다”며 “공정한 선거를 위해 협력할 부분이 있다면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허 후보와 신 후보는 선거인단을 기존 194명에서 정관상 상한인 300명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후보는 “현행 시스템에서는 정몽규 후보가 기득권을 갖고 있어 이기기 어렵다. 이대로라면 정씨 일가가 100년이라도 계속 회장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 집행부는 시, 군, 구 축구협회 회장들을 아예 배제한 채 대의원 시도회장, 4개 산하 연맹 회장, K리그1 12개 팀 사장 등을 선거인으로 정하고, 이들에게 ‘1+1’ 투표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총 66명의 투표권을 부여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한 축구계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공정성 확보 차원에서 검토해볼 만한 사안일 수도 있지만 선거를 코앞에 두고 바꾸자는 것은 총선을 보름 앞두고 선거구 획정을 다시 하자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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