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흥국생명이 시즌 중반을 지나면서도 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현재 팀의 개인 득점 순위에서 김연경(476점·6위) 한 명만 상위 10명에 이름을 올렸지만, 팀 전체의 득점 분포가 고르게 이루어지며 승점을 쌓아가고 있다. 흥국생명은 현재 20승 5패로 승점 58을 기록하고 있으며, 2위 현대건설에 8점 차로 앞서 있다.
흥국생명의 득점력은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고 여러 선수가 공격에 참여하는 데서 비롯된다. 올 시즌 팀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선수는 투트쿠 유즈겡크로, 그는 지난해 11월 7일 한국도로공사전에서 31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그 외에는 특정 선수가 한 경기에서 30점을 넘긴 사례는 없다. 이는 공격 배분이 잘 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흥국생명은 김연경과 정윤주를 중심으로 공격을 펼치고 있으며, 투트쿠가 부상으로 이탈한 이후에는 마르타 마테이코가 아포짓 스파이커로서 활약하고 있다. 또한, 아시아 쿼터 선수인 아닐리스 피치가 네트 앞에서 든든한 지원을 하고 있다.
마르코 아본단자 감독은 2일 정관장전에서 3-1로 승리한 뒤, 이러한 공격 다변화의 주역으로 세터 이고은을 지목했다. 이고은은 지난 시즌까지 페퍼저축은행에서 뛰다가 트레이드를 통해 흥국생명으로 이적했다. 그녀는 빠른 발과 넓은 코트 커버 범위를 이용해 파이프 공격과 이동 공격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팀의 득점 공식을 다양화하고 있다.
아본단자 감독은 “이고은이 팀을 완전히 바꿨다”며 그녀의 역할을 칭찬했다. 감독은 “이런 배구를 하고 싶었고, 그녀가 팀에 오면서 우리가 다른 스타일의 배구를 보여주게 됐다. 대부분의 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 선수가 여러 명 나오는 것은 V리그에서 드문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흥국생명은 득점 분포가 고른 팀으로, 4명이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경기가 4번이나 되었고, 한 명만 두 자릿수 점수를 올린 경기는 단 한 번뿐이다. 이고은은 감독의 칭찬에 대해 “평소에도 잘했을 때는 칭찬해주시고, 못할 때는 소리를 지르신다”며 웃음을 지었다.
팀의 공격이 잘 이루어지는 이유에 대해 이고은은 “훈련 때부터 모든 공격수가 함께 볼을 다치며 연습한다. 연습에서 잘해야 경기 때 공격수를 믿고 공을 올릴 수 있다”며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미들블로커인 피치를 활용하는 전략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이고은은 “피치는 장점이 많은 선수라 최대한 살려보고자 한다. 그녀 덕분에 공격이 분산되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 = 한국배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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