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LG 트윈스 광속 사이드암 정우영(26)이 방황을 끝내고 돌아왔다. 해결책을 찾았다. 후련함을 가지고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정우영은 2022년만 해도 67경기 58이닝 2승 3패 35홀드 평균자책점 2.64를 기록하며 홀드왕을 거머쥐며 최정상급 불펜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그의 활약은 단 1년 만에 사라졌다. 2023년 60경기 51⅔이닝 5승 6패 11홀드 평균자책점 4.70으로 무너졌고, 지난해에는 27경기 22⅔이닝 2승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4.76으로 더 부진했다. 이로 인해 4억원이던 연봉이 1억8000만원까지 깎였다.
도대체 2년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정우영 본인도 답답했다. 그래서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미국으로 갔다. 야구 센터 트레드 어슬레틱스에서 몸을 만들었다.
정우영은 “시즌이 끝나고 2년 동안 나의 야구에 대해 해맸던 부분(뭘 해야하고 어떤 것이 나한테 잘 맞지 않는지)을 좀 더 명확히 알고싶고 나의 야구에 대해 확실하게 정립을 하고 싶어서 일찍 미국에 있는 트레드 에슬레틱스라는 곳으로 가서 훈련을 하면서 보냈다”고 말했다.
SNS을 통해 알게 된 트레드는 정우영 마음 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1년간 피드백을 주고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정우영을 매료시켰다. 때마침 기회가 됐고, 지체 없이 떠났다. 그리고 6주간 구슬땀을 흘렸다.
그는 “미국 선진 야구에 대해 배우고 싶다고 몇 년 동안 계속 생각을 해왔었고 계속 가고 싶었었는데 WBC와 뼈 조각 수술 등으로 못 가고 있다가 이번 타임에는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우리 코치님들도 잘 가르쳐주시지만 선진 야구와 야구본토에서는 어떤 방향성을 가르쳐주는지가 궁금했다. 그래서 트레드라는 곳을 SNS를 통해서 1년 동안 봐왔었는데 직접 경험을 하고 싶어서 작년 말 훈련소를 다녀와서 잠실에서 2주정도 몸을 만들고 바로 이동해서 트레드에서 6주 정도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어떤 점을 가장 중점적으로 훈련했을까. 정우영은 “첫 면담에서 ‘내가 다시 강한 공을 던질 수 있는 폼을 찾고 나의 잘못된 생각을 고쳐 나가기 위해서 이 곳에 왔다’라고 목적을 이야기했다”며 “그래서 단기적으로 결과를 얻는 것보다 여기서 배운 것을 통해 한 시즌을 치르면서 계속 고쳐나갈 수 있는 부분들을 위주로 배웠고 지금도 피드백을 받으며 훈련을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정우영이 6주 동안 훈련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은 한마디는 바로 “조급하지 말라”는 말이었다. 그는 “그들도 나의 지난 2년이라는 시간을 너무 안타깝게 보셨다. 나의 문제에 대해 빠른 기간 안에 명확하게 캐치해 주면서 ‘조급하게 하지 말자’라는 말이 가장 와 닿았다. 그리고 코치님들도 내가 훈련하는 기간 내내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끌어올리는 모습을 보고 ‘절제하는 것이 어려운 것인데 스스로 통제를 잘 한다’고 굉장히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시고 응원을 많이 해줬다”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확실히 효과를 봤다. 정우영은 “지난 2년보다는 구속이 많이 늘었다. 시속 92마일(약 148km)까지 나왔다”고 했다.
올 시즌 절치부심한 정우영은 신인왕을 차지했던 때 달았던 18번을 다시 받았다. 그는 “특별한 각오보다는 시즌 끝나고 (백)승현이 형이랑 얘길 하다가 서로 좋았을 때 등번호를 다시 달아보자는 얘기를 했고 그때 마침 내 등번호를 승현이 형이 쓰고 있어서 형이 바꿔주겠다고 얘기를 해줬다. 나도 변화를 주고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좋았을 때 기억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승현이 형도 마침 똑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바꾸게 됐다”고 밝혔다.
올 시즌에는 피치클락이 정식으로 도입된다. 정우영은 느린 슬라이드 스텝을 가지고 있어 불리해질 수 있다. 그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하면서 경험을 했었기 때문에 딱히 문제될 것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시계를 보면은 조급한 마음이 생기긴 해서 최대한 신경을 안 쓰고 플레이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20~25초는 여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마음으로 하면 될 것 같아서 크게 문제는 없을 듯 하다”라고 예상했다.
마지막으로 정우영은 “올해 정말 잘해야 되겠지만 완전 잘했던 그 때로 바로 돌아 갈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근데 점차 좋았을 때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마음으로 그 또한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성적을 떠나서 내 구위와 마운드에서의 자신감을 찾는 것이 첫 번째 인 것 같다”라며 “2년간 힘든 시기를 같이 보내셨을꺼라 생각하는데 아직까지 기대를 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데 감사드린다. 이제는 좋았을 때 모습으로 돌아가서 팬분들이 야구 보실 때 불안함 없이 편안하게 보여드릴 수 있는 야구를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정우영은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30일 두 번째 불펜피칭에 나섰다. 투심 패스트볼 13개, 커브 2개 등 총 15개의 공을 던졌다. 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2.8km가 찍혔고 평균은 140.1km가 나왔다. 아직 캠프 초반인 만큼 80% 수준으로 투구를 했다. LG 관계자는 “안정된 제구력과 팔 높이가 지난 시즌보다 올라간 것이 특징이다. 전반적으로 움직임이 좋았다”라고 평가했다.
염경엽 LG 감독 또한 정우영의 부활을 기대하고 있다. 염 감독은 “정우영은 올 시즌 우리 불펜의 키포인트 중 1명이다”고 강조한 뒤 “현재 캠프 기간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비시즌 기간에 몸을 잘 만든 것 같고 이번 시즌 기대가 된다”라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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