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2024시즌 한화의 득점력은 좋지 못했다. 리그 득점(745) 9위, OPS(0.745) 9위에 그쳤다. 최하위가 사실상 탱킹 시즌을 보낸 키움 히어로즈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아쉬운 수치다. 득점력 향상을 위해 ‘강한 2번’ 노시환은 어떨까.
지난 시즌 한화의 2번 타순은 1번 못지않게 골칫거리였다. 1번 자리는 10명이 돌아가며 뛰었고, 2번은 무려 14명이 각축전을 벌였다. 성적도 타율 0.259, 출루율 0.347로 모두 리그 9위였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일찌감치 가장 강한 카드를 2번에 배치했다.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이 대표적인 ‘강한 2번’이었다. 올해 오타니 쇼헤이도 무키 베츠(이상 LA 다저스)가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주로 2번으로 나섰다. 전체 커리어 860경기 중 2번 출장이 309경기로 가장 많다. 올해 3번으로 뛴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역시 통산 993경기 중 53.3%에 해당하는 529경기를 2번에서 뛰었다.
한화가 꺼내 들 수 있는 가장 강한 카드는 노시환이다. 노시환의 2번 전진 배치를 고려할 때가 됐다. 지난 시즌 노시환은 136경기 143안타 24홈런 89타점 타율 0.272 OPS 0.180을 기록했다. OPS 기준 요나단 페라자(0.850), 채은성(0.814)에 이어 팀 내 3위다. 득점과 타점은 모두 팀 내 단독 1위이며, 홈런(24개)은 페라자와 함께 공동 1위다.
이미 한화는 2024년 전통적인 2번이 아닌, 강한 2번을 배치한 바 있다. 페라자는 2번 타순에서 209타석을 소화, 선수단 중 가장 많이 2번 타자로 출전했다. 페라자는 2번에서 타율 0.316 OPS 0.987로 훌륭한 성적을 남겼다. 다만 부상으로 후반기 성적이 급락했고, 이는 한화의 2번 고민으로 연결됐다.
KBO리그에도 점차 강타자들이 3~5번 클린업이 아닌 1-2번으로 전진 배치되기 시작했다. 키움은 외국인 타자 로니 도슨을 2번으로 기용했다. KT 위즈는 멜 로하스 주니어 1번, 강백호 2번 라인업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강타자들에게 한 타석이라도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노시환은 출루와 장타 모두에 강점이 있는 선수다. 2024시즌 노시환의 순수 출루율(출루율-타율)은 0.084, 볼넷 비율은 10.0%로 팀 내 2위다. 안타가 아니더라도 눈 야구로 출루가 가능하다. 1번 타자가 밥상을 차렸다면 장타로 직접 점수를 뽑을 수도 있다.
노시환의 뒤에는 베테랑이 타자들이 포진하면 된다. 안치홍, 채은성은 모두 3, 4번에 포진할 수 있는 타격력을 보유한 선수다. 지난해 한층 성장한 김태연도 있다.
다만 노시환은 2번으로 출전한 경험이 매우 적다. 지난 시즌은 3번과 4번으로만 뛰었고, 2023년도 17타석을 소화한 것이 전부다. 또한 2022년과 2023년 모두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 타격 성적이 떨어졌다. 조금이라도 많은 타석 소화는 분명 체력에 부담을 줄 것이고, 후반기 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2025시즌 한화의 1번 타자는 새로운 외국인 타자 에스테반 플로리얼이 될 공산이 크다. 플로리얼이 출루하고 2번 노시환이 불러들이는 그림을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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