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공민규가 자신의 야구 인생에 배수진을 쳤다.
2018 신인드래프트 2차 8라운더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공민규는 거포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기대만큼의 성장을 거두진 못했다. 지난해까지 상무게 가 있던 해를 제외하고 5시즌 동안 77경기 타율 0.197(117타수 23안타) 4홈런 12타점에 그쳤다. 작년엔 12경기 타율 0.071(14타수 1안타) 1홈런으로 아쉬운 시즌을 보냈다.
좀처럼 기대만큼의 성적이 나지 않자 공민규는 야구를 그만둬야겠다고 결심할 정도로 낙담했다. 사실상 포기 상태였다. 공민규는 “작년 시즌을 마치고 야구를 포기할까 생각을 엄청 많이 했다. 그래서 부모님께 ‘여기까지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부모님은 생각은 달랐다. 더 해볼 것을 권유했다. 그는 “부모님께서 “아직 젊다. 미국을 가든, 어디를 가든 해볼 수 있는 거 후회 없이 다 해보자. 그래도 안 되면 인정하고 그만두자”고 하셨다”고 말했다.
부모님의 말에 다시 일어선 공민규는 ‘킹캉스쿨’에 다녀오기로 결심했다. 그동안 손아섭, 김재환, 한동희 등 여러 선수들이 찾아가 유명해졌다. 그는 “킹캉스쿨이 가장 유명했고, 인천고 선배인 김재환 선배가 가 계셔서 다녀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민규의 지난해 연봉은 4100만원. 저연봉의 선수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큰 돈이 들어갔다. 하지만 한 번 먹은 마음은 확고했고, 공민규는 부모님의 지원과 모아둔 돈을 탈탈 털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는 “(미국에 가는 것에 대한)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부모님도 지원을 많이 해주셨다. ‘네가 야구 하면서 미국까지 가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언제 오겠니’라고 하시면서 인생에 투자한다고 생각하고, 야구 잘해서 더 많이 돈 벌면 된다고 말씀해주셨다. 일단 마지막까지 해보고 (안 되면) 인정하자는 간절함도 있었다. 후배들은 1군에서 자리를 잡는데 나는 그러지 못해 초라한 느낌도 받았다. 내 인생에 터닝 포인트 없이 보내면 야구 인생은 여기서 끝난다고 생각하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미국에 갔다”고 밝혔다.
소득은 있었다. 일단 타격폼에 변화를 줬다. 공민규는 “스윙 앵글을 바꿨다. 중심 이동이 부족했는데 그런 부분이 좋아졌다”면서 “지난해까지는 확신이 없는 시즌을 했다. 올해는 잘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조금 들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인드도 달라졌다. 킹캉스쿨에서 만난 김재환(두산 베어스), 포수 박세혁(NC 다이노스), 김대한(두산)과 박민석(KT 위즈) 등과 이야기를 나눈 부분이 컸다.
공민규는 예전엔 ‘못하면 어떡하지’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솔직히 지금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기억에 남는 말이 두 가지가 있다. 김재환 선배가 ‘여기(킹캉스쿨)에 와서 잘하면 좋겠지만, 못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네 야구 인생이 끝이라고 생각하지 말아라. 안 되면 또 하면 된다. 끝을 정해놓고 야구 하지 마라’고 말해주셨다. 오후는 자율 훈련이었는데 (박)세혁이 형은 매일 오전 오후 쉬지 않고 나왔다. 세혁이 형과 2시간 정도 이야기를 했는데 ‘야구로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계속 해라’, ‘나(박세혁)는 지금도 내가 부활할 수 있다. 나는 내 가치를 보여줄 거다’라고 조언을 해주셨다. 남 눈치 보지 말고 야구하라고도 해주셨다”고 했다.
이러한 조언은 공민규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그는 “당당해진 느낌이다. 원래 난 야구장에서 숨고 싶은 마음이 강했는데, 이제는 물러설 곳이 없다”면서 “올해는 개인적으로 잘하든 못하든 후회없이 하자는 마인드다. 여유가 생겼다. 실수를 하면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쓰였는데 이제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층 여유가 생긴 공민규는 올 시즌 목표로 ‘1군 10홈런’을 설정했다. 그는 “강정호 선배가 ’20개 무조건 칠 수 있다’고 하셨는데, 나는 10개만 쳐도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목표를 크게 잡는 것보다는 할 수 있을 것 같은 목표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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