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인 루벤 아모림. 최근 언론에 비친 그는 정말 ‘인정사정 볼 것’없을 정도였다.
대표적인 것이 마커스 래시포드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이었다. 후보에도 올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그는 거침없이 일갈했다. “그를 앉혀놓으니 63살의 골키퍼 코치를 앉혀 놓겠다.” 거의 막말 수준이었다.
아모림은 분명한 자신의 팀 지도 방침도 공개했다. 그는 “훈련장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을 용서하지 못한다”라고 밝히면서 래시포드의 훈련 태도를 지적했다. 물론 래시포드 뿐 아니라 모든 선수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규칙이었다. 아모림 감독이 훈련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 선수에게는 피도 눈물도 없었다. 래시포드 사태가 대표적인 것이었다.
아모림은 지난 27일 풀럼전에서 1-0으로 승리하며 최근 5경기에서 2승째를 맛보았다. 그리고 다음날 현지시간 27일 아모림은 생일을 맞았다. 맨체스터의 한 레스토랑에서 가족들과 식사를 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그리고 이틀 후 맨유는 유로파 경기를 앞두고 캐링턴 훈련장에 모였다. 이날 선수들은 감독의 생일을 축하하기위한 ‘생일 빵’을 했다. 팀에서 내쫓기로 한 래시포드 뿐 아니라 가르나초, 카세미루도 훈련에 참가했다. 아모림은 1985년 1월27일 생이다.
선수들은 길게 터널을 만들어서 지나가도록 했다. 영국 언론이 전한 내용을 보면 선수들이 생일 축하를 해주기로 하자 아모림은 이를 피하면서 오는 2월1일이 생일인 코치 대런 플레처를 잡아당기며 터널을 통과시키려고 했다.
하지마 결국 아모림은 플레처와 함께 터널을 통과했다. 선수들은 아모림의 등을 두들기며 생일을 축하해주었다. 오랜만에 캐링턴 훈련장에서 본 훈훈한 장면이었다.
아모림은 터널을 통과한 후 마치 엄청나게 아픈 듯한 표정을 지으며 허리를 잡았다. 축구용어로 한다면 ‘할리우드 액션’이었던 셈이다. 그의 얼굴에는 웃음이 묻어 나고 있었다.
언론은 맨유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와 첼시 이적설이 돌고 있는 알레한드로 가르나초가 터널 시작 부분에 아모림을 때렸을 수도 있다고 했다. 팬들은 ‘감독에게 찍힌’ 마커스 래시포드와 카세미루가 아모림을 더 강하게 때리고 싶었을 수도 있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사실 아모림은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다.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의 골로 풀럼을 물리친 후 그는 인터뷰에서 “이미 10살 더 먹은 것 같다”고 진담같은 농담을 하기도 했다. 맨유를 수렁에서 구하기위해 사령탑을 맡았지만 성적은 거의 그대로였기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아모림은 “40이 아니다. 내 나이는 50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2개월을 보낸 후 50살이 된 것 같다”며 웃으며 말했다. 물론 “여기서 40번째 생일을 보낼 수 있어서 영광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래시포드는 훈련장에서 오랜만에 동료들과 함께 웃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를 본 저널리스트 로리 휘트웰은 이것이 선수단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맨유에서 원하는 게 바로 이런 모습이다. 축구 시즌은 매우 길고,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낸다. 시즌 중 어떤 순간에는 가족보다 동료들과 더 많이 보게 되는데, 캐링턴에서 오랜 시간 일하면 확실히 그렇다”면서 “시즌 중 힘든 순간에도 동료애와 유대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서로를 밀어줄 수 있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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