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공이 조금 작고, 끈적끈적해서 좋다.”
KIA 타이거즈 새 외국인투수 아담 올러(31)는 지난달 3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그레이트 파크 베이스볼 콤플렉스에서 첫 불펜피칭에 나섰다. 20개의 공을 뿌렸고, 최고구속 145km까지 나왔다. 첫 불펜투구서 이 정도의 스피드가 나온 건 개인훈련을 충실히 했다는 얘기다.
구단 유튜브 채널 갸티비는 지난달 31일 올러의 투구 영상을 게재했다. 올러가 직접 공이 들어가는 위치로 포수 한승택의 미트 방향을 조정했다.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공을 넣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도 효율적으로 활용한 슬러브의 경우, 우타자 기준 몸쪽에서 바깥쪽으로 빠져나갔다.
그런데 단순히 옆으로 이동하는 느낌이 아니라 사선의 궤적을 그렸다. 분명 횡으로 이동하는데 종으로 떨어지는 느낌도 있었다. 더 놀라운 건 그 다음 투구. 올러는 포수의 미트 위치를 더 낮게 조정해 정확하게 넣었다. 더 낮게 떨어졌다.
보통 횡으로 움직이는 스위퍼와 다른 느낌이었다. 올러의 슬러브가 KBO리그 9개 구단 타자들에게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인지는, KIA의 V13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올러의 경쟁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고, 올러의 경쟁력이 곧 KIA 선발진의 그것이기 때문이다.
올 시즌 KBO는 ABS를 하향 조정한다. 상단과 하단 모두 0.6%씩 낮췄다. 개개인 신장 기준 상단 55.75%, 하단 27.04%가 됐다. 김현수(37, LG 트윈스)는 스프링캠프 출국장에서 우려를 표한 반면, 바뀐 기준을 잘 활용하는 투수들은 일단 유리해질 수 있다. 이게 타고투저 완화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두고 봐야 되겠지만, 일단 적응을 잘 하는 선수가 무조건 유리하다.
올러로선 횡으로 이동하면서도 낮게 떨어지는 슬러브가 스트라이크 존에 많이 들어갈수록 타자와의 승부에서 유리한 볼카운트를 점령할 확률이 높아진다. 일단 올러는 KBO리그 공인구가 메이저리그보다 작고 끈끈한 느낌이 든다는 점에서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올러는 갸티비에 “첫 피칭이었는데 잘 됐다. 기분도 좋다. 새로운 공으로 피칭이 잘 됐다. KBO리그 공은 메이저리그 공보다 조금 작고 끈적끈적해서 좋다. 특히 변화구를 던질 때 편하다. 그립을 잡을 때 손가락 위치를 조금씩 바꾸는 조정이 조금 필요하겠지만, 전반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야구공 중 하나”라고 했다.
KIA는 제임스 네일과 양현종이라는 확실한 원투펀치가 있다. 여기에 올러가 상수로 자리매김하면 상당히 강력한 선발진을 갖춘다. 4~5선발도 윤영철을 필두로 김도현과 황동하 중 한 명이 들어온다. 이의리가 6~7월에 복귀할 가능성이 큰 것도 호재다. 신인 김태형도 다크호스다. 4~5선발에 백업 선발들도 확실하니 1~3선발의 내구성이 관건이다. 올러의 KBO리그 연착륙이 중요한 이유다.
그리고 올러의 연착륙엔 KBO리그에서 아직 미지의 구종과도 같은 슬러브가 최대 이슈다. 이날 불펜피칭처럼 자신이 원하는 코스대로 포수 미트에 넣는 커맨드를 실전서도 보여준다면, 쉽게 흔들릴 가능성은 낮다. 출발이 좋다. 9개 구단이 긴장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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