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네 동앗줄이야.”
따지고 보면, 김도영(22)이 KIA 타이거즈를 넘어 KBO리그 최고 아이콘으로 올라서는데 나성범(36)의 어드바이스가 제대로 한 몫 했다. 나성범과 김도영은 2023년 4~5월을 함께 보낸 사이다. 광주가 아닌 함평챌린저스필드에서.
당시 나성범은 종아리 부상으로 시범경기부터 개점휴업했고, 김도영은 개막 두 번째 경기서 홈으로 질주하다 중족골 골절로 수술을 받고 재활했다. 두 사람은 나란히 6월23일 광주 KT 위즈전서 복귀했다. 김도영도 사실상 그날부터 시즌 시작이었다.
복귀를 준비하기까지, 함께 재활하고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던 사연은 유명하다. 김도영이 나스쿨 KIA 1호 수강생이었다. 나성범은 NC 다이노스 시절부터 웨이트트레이닝 전문가(?)였다. 전문가 시선에서 김도영은 상체가 다소 약했다. 어차피 둘 다 하체부상이라 하체는 트레이닝 파트의 어드바이스에 따라 운동해야 하는 상황. 대신 상체는 무한 단련이 가능했다. 나성범은 김도영에게 상체 웨이트트레이닝 방법을 집중 전수했다.
실제 김도영은 나성범의 도움으로 벌크업에 탄력을 받았고, 2024시즌에는 몸이 더 좋아졌다는 소리를 들었다. 지난달 30일 구단 유튜브 채널 갸티비를 통해 공개된 영상에서, 나성범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서도 어김없이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며 후배 야수들을 이끌었다. 나성범은 김도영에겐 딱히 지적도 하지 않았다. 김도영은 영상 막바지에 엄청난 팔 근육을 자랑했다. 김도영의 친구이자 중~고교 시절 라이벌 윤도현 역시 우람한 근육을 자랑했다.
나성범이 집중 스파르타 교육을 펼친 상대는 백업 내야수 김규성이었다. 김규성은 자신이 맥시멈으로 올린 무게를 나성범이 가볍게 한다는 사실을 알고 고개를 내저었다. 나성범은 그런 김규성이 운동 당시 잠시 쉬려고 하자 “빨리빨리 해. 너무 많이 쉬면 안 돼. 빨리빨리 움직여”라고 했다. 헬스장 좀 다녀본 사람들은 알지만, 강사에게 가장 듣기 싫은 말이 “쉬지 마”다.
한편으로 메이저리그 통산 88홈런의 주인공 패트릭 위즈덤(35)도 상당한 근육과 웨이트트레이닝 실력을 자랑했다. 나성범도 아령과 푸쉬업을 동시에 하는 운동에 힘이 든다고 토로했지만, 위즈덤은 자세 하나 흐트러지지 않고 소화해냈다. 이우성은 위즈덤을 두고 “몸 살벌해요”라고 했다. 식스팩이 있다는 갸티비 제작진의 자막이 달렸다.
이후 나성범은 김규성에게 기구를 통해 손목강화 운동을 하는 비법을 전수했다. 그는 “타자들이 손목이 강해진 상태로 배트를 잡으면 뭔가 와~이거 갈 것 같다(홈런). 약간 이런 느낌?”이라고 했다. 위즈덤에게도 홈런을 많이 쳐야 한다며 독려했다.
나성범은 김규성에게 10kg짜리 원판을 들고 서 있게 하기도 했다. 악력, 전완근 강화 운동이었다. “놓으면 다시 한다. 꽉 잡아, 네 동앗줄이야. 동앗줄 놓을거야?”라고 했다. 이후 나성범이 20kg짜리 원판을 들고 버티자 김규성은 나성범의 팔뚝을 잡더니 “돌이 있어요 돌”이라고 했다.
웨이트트레이닝은 부상방지 및 근력 향상에 의한 벌크업 효과가 크다. 체지방을 줄이고 근력을 늘리면 성인병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나성범이 KIA에 입단하고 웨이트트레이닝에 진심인 선수가 늘어난 듯하다. 좋은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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