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진짜 잘 칠수밖에 없는 스윙이다.”
이대호(43)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이대호[RE:DAEHO]를 통해 야구인들과 야구토크도 하지만, 직접 아마추어 야구부를 돌며 거포를 찾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 공개된 컨텐츠에선 경상남고 양산에 위치한 물금고를 방문해 선수들을 지켜보고 어드바이스도 했다.
그런데 물금고 출신 김영웅(22, 삼성 라이온즈)이 마침 개인훈련을 하기 위해 등장했다. 삼성은 현재 괌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 영상은 비활동기간에 녹화한 듯하다. 이대호는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레전드 타자답게 김영웅에게 특급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영웅은 2022년 2차 1라운드 3순위로 입단해 3년차이던 2024시즌에 포텐셜을 터트렸다. 126경기서 타율 0.252 28홈런 79타점 OPS 0.806을 기록했다. 삼성을 넘어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거포 3루수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앞으로 수년간 삼성 핫코너는 김영웅으로 고정될 전망이다.
단, 김영웅은 홈런에 비해 삼진이 155개로 다소 많았다. 사사구는 48개. 흔히 말하는 볼삼비가 나빴다. 많은 홈런에도 타율이 2할5푼대였던 이유다. 이대호는 이 대목을 지적했다. 슬럼프 기간을 줄이고, 좋은 타격감일 때 홈런을 더 많이 칠 수 있는 비법을 전수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타율이 2할7~8푼대로 오르면 홈런은 단순히 30개가 아닐 수도 있다.
이대호는 “영웅아, 급하다. 조금만 더 여유 있게 받아. 시간이 길다 보면 빨리 나가도 참을 수 있거든. 근데 이게 짧으니까 그렇다. 받는 시간이 좀 더 길어야 한다. 준비를 더 빨리 해서 조금 더 공을 받는 시간이 길어지면 내는 시간도 엄청 편해져. 스윙을 네가 분명히 다 가지고 있거든. 조금만 길게 보라고”라고 했다.
스윙의 길은 매우 좋은데 상체의 중심이동 과정이 다소 급하다는 얘기다. 스윙을 출발하는 타이밍을 조금 빠르게 설정해서, 히팅포인트까지 공을 보는 시간을 좀 더 늘리면 그만큼 참을 여유도 생기고, 좋은 공에 스윙하면 좋은 결과가 많이 나올 것이란 얘기다. 그러면 삼진은 줄어들고 애버리지는 올라가고, 잘 맞는 타구가 더 많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홈런도 늘어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스윙 자세 자체는 좋다는 전제를 깐 것이다. 이대호는 “진짜 몸이 하나도 안 빠진다. (쓸 때 없는 동작이 없다는 얘기) 진짜 잘 칠 수밖에 없는 스윙이다. 힘도 좋아져서, 홈런 스물 몇 개~30개 치는 이유가 있다니까. 조금만 더 가볍게 치면, 90%로 탕탕 치면 너는 (힘이 좋고 스윙 자세가 좋아서)홈런이 돼. 네가 그렇게 세게 안 쳐도 홈런이 된다는 걸 느끼잖아? 그럼 네가 타율이 쫙 올라간다. 너무 오버스윙을 하면 홈런이 몇 개가 줄어든다. 그런 연습을 좀 해 놓으면 타율도 올라가고 타점도 더 많아지고 좋지”라고 했다.
좀 더 공을 여유 있게 보면서, 가볍게 치면 타율도 올라가고, 찬스에서 타점 생산력도 좋아진다. 이대호의 현역 시절 모습이기도 했다. 힘이 장사인데 가볍게, 부드럽게 스윙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때문에 타율도 통산 0.309였고 OPS도 통산 0.900이었다.
이대호는 조언을 이어갔다. “타석에서 안 좋을 때 급해지거든. 공을 길게 받아야 슬럼프도 줄어들고 좋을 때 더 (홈런을)많이 칠 수 있고, 강하게만 치려면 다 도망간다. 정타 연습을 많이 해놓으면, 조금만 더 길게 받으면 네가 속는 걸 20개만 참아도 20타석을 벌 수 있다. 안 좋은 공을 버리면 진짜 홈런이 더 나올 것 같다. 스윙이 진짜 빠르고 좋으니까. 네가 이 빠른 스윙을 믿어야 돼. 먹히면 어떡하나. 아 이거 늦으면 어떡하나 이런 생각보다, 니 포인트를 정해놓고 거기서 스윙을 하면 타율이 확 올라간다”라고 했다.
이후 이대호는 “영웅아 좀 더 빨리 들고 있어. (스윙 시작 타이밍을) 투수가 올라갈 때 들고 있어봐. 그렇지. 드는 게 빨라졌다. 쫙 들어보고 기다려. 확실히 조금 더 빨라졌다”라고 했다. 실제로 김영웅은 이대호의 조언을 소화하자 타구의 질이 더 좋아졌다.
김영웅이 볼삼비를 개선하면 애버리지와 홈런, 타점이 얼마나 올라갈까. 그러면 김도영이 가장 앞서가는 최고 3루수 레이스에도 당당히 도전장을 던질 수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