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마지막까지 LA 다저스와 사사키 로키를 두고 경쟁했다. 사사키가 직접 펫코파크를 찾아 연습 피칭까지 진행, 샌디에이고가 승자로 떠오르는 듯했다. 하지만 사사키는 다저스를 택했다. 시간이 흐르자 사사키가 샌디에이고를 포기한 이유가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했다. 전부는 아니지만, 주요한 원인은 구단주 분쟁 때문이다.
미국 ‘디 애슬레틱’은 29일(이하 한국시각) 샌디에이고 구단주 소송에 대해 보도했다. 전 구단주 피터 세이들러가 사망한 뒤 구단주의 아내인 실과 구단주 형제 밥과 맷 사이에 소송전이 진행 중이다. 미망인 실은 피터가 사망하기 전 자신을 책임자로 지목, 자신과 자녀들이 구단을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탁 관리인으로서 의무 위반과 사기를 이유로 피터의 동생인 밥과 맷을 고소했다.
맷과 밥 형제는 구단에 악의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실이 구단 통제권과 함께 금전을 추구하고 있을 뿐이라고 공격했다. 또한 전 구단주 피터가 실을 책임자로 지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맷은 실의 소송이 사사키 영입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맷 측은 “사사키와 협상을 진행 중인 결정적이던 시기에, 실은 ‘맷과 밥 형제가 구단을 다른 도시로 이전시키려 한다’고 주장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했다.
사사키의 에이전트 조엘 울프는 이 소송이 협상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했다. 울프는 “우리는 그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다. 타이밍이 이상했고, 샌디에이고가 먼저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놔두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라고 전했다.
실의 변호인은 “맷과 밥은 사사키 영입 실패에 대한 희생양을 찾은 것뿐이다. 만약 그들이 실을 영입 과정에서 배제하지 않았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수 있다”라고 응수했다.
사사키는 지난 18일 SNS에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게 됐다”라고 발표했다. 23일 공식 입단 기자회견에서 “모든 구단이 매력적이었는데, 여러 이야기를 나눈 뒤 종합적으로 다저스가 가장 좋다고 판단했다. 다저스는 프런트가 안정돼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앞서 샌디에이고는 사사키 영입을 낙관하고 있었다. 미국 ‘USA 투데이’ 밥 나이팅게일은 “다저스와 샌디에이고는 지난 1년 동안 사사키 영입에 가장 유력한 후보였다”라면서 “샌디에이고는 사사키가 자신들에게 올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국제 계약 보너스풀을 1000만 달러(약 145억원) 확보, 다저스를 크게 앞지른 상태였다. 하지만 사사키는 다저스를 택했다.
샌디에이고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이적한 주릭슨 프로파 역시 이와 관련된 언급을 했다. 프로파는 24일 애틀랜타와 3년 4200만 달러(약 607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샌디에이고 유니온 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프로파는 “솔직히 파드리스는 구단주와 관련된 문제가 좀 있다. 샌디에이고로 돌아가는 건 쉽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프로파는 샌디에이고와 애틀랜타를 두고 고심했지만, 샌디에이고는 애틀랜타의 의지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한다.
윗선이 흔들린 구단은 좋은 결과를 맞이하기 힘들다. 알력 다툼이 심해질수록 샌디에이고 선수단과 팬이 치를 대가는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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