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앞으로 기대 많이 해주세요.”
키움 히어로즈 새 외국인타자 루벤 카디네스(28)가 놀라운 한글 딕션을 뽐냈다. 카디네스와 야시엘 푸이그, 케니 로젠버그로 이어지는 외국인선수 3인방은 29일 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키움 팬들에게 인사했다.
로젠버그가 가장 먼저 한글로 “안녕하세요”라고 했지만, 이 정도는 어지간한 외국인이 어렵지 않게 발음 가능하다. 놀라운 건 카디네스. 카디네스는 “안녕하세요를 어떻게 하더라”고 하더니 “안녕하세요”를 역시 정확하게 발음했다.
계속해서 카디네스는 “루벤 카디네스이고, 외야와 1루를 맡고 있고, 캘리포니아에서 왔다. 키움 히어로즈에 합류하게 돼 기쁘고, 올 시즌 건강하게 잘 마무리할 것이다. 빨리 여러분을 만나고 싶다. 함께하게 돼 너무 기쁘고 기대가 됩니다. 이 팀에서 뛰게 돼 기쁘고 새로운 경험이 될 것 같다. 이번에 만나게 된 히어로즈 선수들과 함께 뛰게 돼서 너무 뜻깊고 흥분된다”라고 했다.
또한, 카디네스는 “많은 홈런을 치고 싶고, 도루도 많이 하고 싶다. 그래도 무엇보다 최우선 목표는 팀의 우승이다. 처음 온 내게 선수들이 너무 친근하게 대해줘 고맙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시즌 동안 소통하며 잘 지낼 수 있도록 하겠다. 내게 사인과 사진을 편하게 요청해주세요. 가족과 경기장에 많이 찾아와 주면 좋겠다. 날 응원해주고 지지해주는 팬들에게 감사하다”라고 했다.
하이라이트는 그 다음이었다. 카디네스는 상당히 정확한 발음으로 “앞으로 기대 많이 해주세요”라고 했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가 아닌 간단한 문장이었다는 점에서 놀라웠다. “앞으로 기대”를 먼저 발음한 뒤 오른쪽을 쳐다보며 힌트를 얻어 “해주세요”라고 했다.
카디네스는 2024시즌 삼성 라이온즈에 잠시 몸을 담았다가 태업 논란 끝에 퇴단했다. 7월19일 대구 롯데 자이언츠전서 데뷔한 뒤 허리 통증으로 쉬다 돌아왔다. 그런데 8월6일 대구 한화 이글스전서 중견수 대수비로 나가자마자 일명 ‘산책수비’를 하며 박진만 감독의 분노를 일으켰다. 곧바로 교체됐고, 삼성과의 인연을 마무리했다.
그런데 올 시즌 키움이 카디네스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카디네스의 부상이 허리가 아닌 옆구리라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키움은 카디네스의 부상이 허리가 아닌 옆구리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당시 삼성과 카디네스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았을 것이란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키움 주장 송성문도 “당시 오해가 있었다고 하더라”고 했다.
카디네스의 실력과 인성은 올해 키움에서 뛰는 모습을 보면 자연스럽게 확인할 수 있다. 일단 키움으로선 좋은 시작이다. 카디네스가 저 정도의 정확한 한글 발음을 보여주려면 따로 시간을 내서 연습을 했다는 의미다. 구단 유튜브 제작진의 요청이 곧 팬들과의 소통임을 알고 진심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키움은 올 시즌 3년 전 검증된 메이저리그 출신의 야시엘 푸이그와 카디네스로 외국인 쌍포를 구축했다. 두 사람을 중심타선에 배치해 타선 약점을 최대한 메우겠다는 복안이다. 양준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카디네스의 스윙을 보더니 단박에 홈런생산력이 좋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푸이그와 카디네스가 합계 50홈런만 쳐주면 대성공이다.
그런데 이 무슨 운명의 만남인가. KBO가 발표한 올해 정규시즌 일정에 따르면 키움은 3월22~23일 개막 2연전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한다. 그것도 장소가 대구다. 카디네스가 키움 데뷔전서 사연이 있는 삼성을 상대로 제대로 한 방을 겨누게 된다. 더 놀라운 건 삼성이 개막 2연전서 새 외국인투수 아라엘 후라도를 낼 수 있다는 점이다. 후라도는 지난 2년간 키움에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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