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다저스를 따라잡기 어렵다.”
다른 사람의 입도 아니고, 뉴욕 양키스 할 스타인브레너 구단주의 입에서 나온 얘기다. ‘올드’ 양키스 팬들에겐 충격적인 발언이다. 양키스가 돈 싸움에서 누군가에게 안 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었을까. 이제 ‘악의 제국’ 타이틀은 양키스에서 LA 다저스로 완전히 넘어갔다.
MLB.com은 29일(이하 한국시각) LA 다저스가 FA 불펜 커비 예이츠와 1년 1300만달러에 계약했다고 보도했다. 다저스는 올 겨울 블레이크 스넬(5년 1억8200만달러) FA 영입을 필두로 사사키 로키(6년 650만달러), 태너 스캇(4년 7200만달러), 블레이크 트레이넨(2년 2200만달러)에 이어 이날 예이츠까지 선발과 불펜을 크게 강화했다.
타선은 토미 에드먼(5년 7400만달러) 연장계약을 시작으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3년 6600만달러), 마이클 콘포토(1년 1700만달러), 김혜성(3+2년 2200만달러)을 잇따라 눌러 앉히거나 영입했다. 아직도 FA 시장에 클레이튼 커쇼와 잭 플래허티, 키케 에르난데스 등 다저스 출신들이 여전히 있지만, 지금까지의 행보만 봐도 역대급이다.
이제 다저스는 정규시즌 100승은 기본으로 깔고 가는 전력이다. 월드시리즈 우승이 아니면 정말 실패한 시즌이다. 가뜩이나 좋은 전력이 더 강해졌다. 워커 뷸러(보스턴 레드삭스), 개빈 럭스(신시내티 레즈) 정도가 빠져나간 전력이다. 요즘 악의 제국을 양키스라고 하면, 메이저리그를 옛날에만 본 팬이다.
양키스 스타인브레너 구단주는 이런 다저스를 어떻게 바라볼까. 인정했다. 이날 양키스 방송채널 YES 네트워크에 “대부분 구단주가 지금과 같은 일을 하는 건 어렵다. 이제 성과가 있는지 지켜보겠다. 부상 없이 시즌을 보내야 한다. 시즌이 길기 때문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우린 그 점을 몇 번이고 목격했다”라고 했다.
사실 양키스도 이번 오프시즌에 성과가 많았다. FA 최대어 후안 소토(뉴욕 메츠, 15년 7억6500만달러)를 빼앗겼지만, 맥스 프리드, 데빈 윌리엄스, 폴 골드슈미트, 코디 벨린저, 조나단 로아이사, 페르난도 크루즈, 알렉스 잭슨 등을 FA와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단, 소토와 함께 주전 2루수 글레이버 토레스(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과제가 있긴 하다.
양키스도 소토를 내준 걸 감안해도 좋은 오프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다저스가 워낙 미친 레이스를 펼친 탓에 크게 부각이 안 된다. 더 이상 양키스 홀로 미친 레이스를 달리는 과거의 구도가 아니다. 지금 다저스가 딱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의 행보와 흡사하다. 그러나 스타인브레너 구단주의 말대로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안다.
블리처리포트는 “조지 스타인브레너 구단주가 이끄는, 뉴욕 양키스의 이른바 ‘악의 제국’ 시절에 성장한 야구 팬들은 브롱크스 폭격기가 다른 팀의 지출에 대해 불평하던 시절을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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