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제 해봐야 1~2년.”
키움 히어로즈 베테랑 내야수 오선진(36)은 2024시즌 후 롯데 자이언츠에서 방출되자 현역 생활 연장에 대한 미련을 접기 직전까지 갔다. 에이전시에 새로운 팀을 알아봐 달라고 했지만, 선뜻 오선진에게 손을 내미는 팀이 없었다. 키움은 정말 극적으로, 마지막으로 오선진에게 기회를 준 팀이다.
지난 23일 키움의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스프링캠프로 떠나기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오선진은 “신인 때 마음가짐이다. 방출된 다음에 팀을 구해서 온 것이라서 특히 올 시즌은 마음가짐이 다른 것 같다. 진지하게 임하게 된다”라고 했다.
이런 얘기도 했다. 오선진은 “다른 팀들 연락을 기다렸는데 없었다. 내가 알아보기도 했고 에이전트에게 여쭤봤는데 서로 맞은 것 같다. 선수를 할 마음은 있었는데 연락이 안 와서 마지막이란 마음으로 알아봤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선진은 “키움이라는 팀은 내가 선수로 뛸 수 있는 마지막 팀이다. 안 되면 이제 다른 쪽을 좀 알아보려고 했다. 거의 마음이 8~90% (은퇴로)넘어가는 상태였는데 계약하자고 연락이 와서 기분 좋게 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최후의 도전이다. 키움은 내야 뎁스가 리그에서 가장 얇은 팀이다. 오선진이 2루수, 유격수, 3루수 모두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그는 “이제 앞으로 야구 할 날이, 해봐야 1~2년이다. 젊은 친구가 많다. 젊은 친구와 잘 어울리고 스며들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했다.
주전에 욕심을 내겠다는 게 아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미다. 어차피 리빌딩팀 키움에서 자신에게 전폭적 지지를 하지 않으리라고 본다. 오선진은 “후배들과 같이 열심히 하면, 그 자리는 누군가 차지하는 것이고, 그런 것에 별로 연연하지 않는다. 내가 필요한 곳에서 최대한 하겠다. 수비의 강점이 그래도 있기 때문에 주전을 받쳐주는 백업이라든지 또 하다 보면 주전들의 체력이 떨어질 때 주전으로 나갈 수도 있다. 그걸 먼저 생각한다”라고 했다.
현역 말년이다. 이제껏 그렇게 못했는데, 키움에선 내려놓고 즐겁게 할 생각이다. 오선진은 “그동안 쫓기는 마음이 있었다. 작년에도 롯데에서 첫 시즌이라 ‘뭔가 잘 해야 되겠다. 뭔가 보여줘야 되겠다’ 이런 마음이 강했다. 올해는 대충대충 하겠다는 건 아니고, 조금 편하게, 젊은 선수들과 즐기면서 열심히 해보고 싶다”라고 했다.
키움은 역시 젊은 선수들의 팀이다. 오선진은 “분위기 리더는 안 어울리는 것 같다. 나서서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힘든 선수가 보이면 대화도 하고, 훈련을 하면서 나도 팀에 적응해야 할 것 같다. 부상 없이 경기에 많이 나가고 싶다”라고 했다.
오선진과 같은 내야 멀티맨은, 장기레이스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키움 내야진은 너무 변수가 많다. 혹시 눈에 띄는 모습이 있으면 주전급으로 쓰임새가 커질 수도 있다. 키움은 홍원기 감독의 말대로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팀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