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컨택이 미쳤다.”
KIA 타이거즈 타격장인 최형우(42)는 1년 전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에서 고종욱(36)을 두고 위와 같이 말했다. 컨택만 놓고 보면 나성범(36)보다 낫다고 극찬했다. 아울러 자신의 1+1년 22억원 비FA 계약 중 일부를 떼어줘도 된다고 할 정도였다.
당시 최형우는 자신의 기준으로 야구를 잘 하는 타자가 5명 정도 있다고 했다. 그 중 한 명이 고종욱이라고 했다. 당시 이창진(34)도 고종욱을 두고 “그 형은 타고 났다”라고 했다. KIA에 입단한 2022년부터 작년까지 대타 타율이 0.296, 0.295, 0.333이었다.
전임감독이 특히 고종욱을 잘 활용했다. 해결이 필요할 때 고종욱, 출루가 필요할 때 이창진이었다. 그러나 2024시즌 고종욱은 이범호 감독 체제에서 활용도가 떨어졌다. 최원준이 전역 후 풀타임 외야수로 돌아왔고, 박정우가 급성장해 김호령조차 자리를 빼앗겼다. 이창진은 건재했다.
더구나 내야에 서건창과 변우혁이 확실한 백업으로 자리잡으면서 고종욱이 1군에서 자리를 잡기 애매했다. 고종욱은 타격은 좋지만 수비에서 쓰임새가 떨어지는 약점이 있다. 이를 테면 고종욱의 타격, 김호령의 수비는 이젠 박정우가 둘 다 커버할 수 있다. 엔트리 활용도 측면에서 고종욱은 약점이 있다.
고종욱은 1군 어바인 스프링캠프에도 가지 못했다. 이범호 감독은 30대 후반으로 향하는 고종욱을 제외하면서 만년 유망주가 된 좌타자 김석환(26)을 과감하게 데려갔다. 어느 정도 미래까지 내다본 조치로 풀이된다.
그렇다고 고종욱에게 아주 절망적인 상황은 아니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1군 외야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갑작스러운 부상과 부진 이슈는 어느 팀도 피해갈 수 없다. 제 몫을 해내리라고 여긴 선수가 흔들리면 고종욱 같은 즉시전력감이 필요하다. 어쨌든 KIA는 올해까진 육성보다 성적이다. 작년 팀 타율 3할을 쳤으나 2년 연속 3할은 정말 쉬운 일은 아니다. 고종욱 같은 타자들이 2군에서 준비를 잘 해야 하는 이유다.
고종욱은 올 시즌을 끝으로 FA 2년 5억원 계약이 끝난다. 올 시즌이 끝나면 일반계약 대상자로 전환된다. FA는 다시 두 시즌을 치러야 자격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2년 뒤에는 고종욱도 30대 후반이다. 어떻게든 올해와 내년까지 승부를 제대로 볼 필요가 있다. 어차피 수비력이 비약적으로 성장하기 힘든 만큼, 방망이로 승부를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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