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만약 제가 유죄라면 이렇게 경기하지 못했을 것이다”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가 호주오픈 2연패에 성공했다. 금지약물에 대해서는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신네르는 26일(한국시각)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펼쳐진 2025 호주오픈 남자단식 결승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랭킹 2위·독일)를 3-0(6-3 7-6「7-4」 6-3)으로 완파했다.
개인 통산 세 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이다. 신네르는 지난 시즌에도 이 대회에서 우승한 바 있다. 또한 US오픈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랭킹 2위인 즈베레프를 상대로 자신이 왜 차세대 최강인지를 입증했다.
단 두 세트만 내주고 우승을 차지했다, 신네르는 2라운드 트리스탄 스쿨케이트(호주)와 4라운드 홀게르 루네(덴마크)에게 각각 1세트씩을 내주고 3-1로 승리했다. 이후 8강부터 결승까지 모든 경기를 무실 세트로 마무리했다.
신네르는 지난해 도핑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논란이 됐다. 3월 두 차례 도핑테스트에서 모두 미량의 클로스테볼이 검출됐다. 클로스테볼은 테스토스테론에서 파생된 합성 스테로이드로, 안과 및 피부과에서 사용되지만,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금지 약물로 지정됐다.
미국 메이저리그 슈퍼스타 페르난도 타니스 주니어(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적발된 약물이 바로 이것이다. 타티스 주니어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8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신네르는 약물을 의도적으로 섭취하지 않았다며 처벌을 피했다. 신네르의 물리치료사가 2024년 3월 초 손가락을 다쳤고, 상처가 나을 때까지 매일 클로스테볼이 포함된 스프레이를 뿌렸다. 물리치료사는 매일 신네르의 전신을 마사지했다. 신네르는 발과 등에 건선성 피부염을 앓고 있었고, 이 상처를 통해 클로스테볼이 체내에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또한 신네르는 물리치료사가 클로스테볼이 포함된 스프레이를 사용한지 몰랐다고 했다.
테니스의 도핑 방지와 부패를 다루는 국제 테니스 무결성 기구(ITIA)는 신네르의 주장을 받아들여 신네르는 출전 정지 징계를 받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신네르의 판정에 대해 항소했다. 신네르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에 그가 일부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는 것. WADA는 1~2년가량의 출전 금지 처분을 요구하고 있다.
신네르는 우승 후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계속 경기할 수 있는 이유는 이번 사건에 대해 명확한 마음가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약 제가 유죄라면 이렇게 경기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게 전부다”라고 덧붙였다.
오늘 4월 중순 신네르는 CAS에서 금지약물 복용에 대한 심의를 앞두고 있다. 신네르는 “지금까지 판정이 긍정적인 방식으로 나왔다. 이번에도 그렇게 될 것이라 믿는다”라면서 “지금은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 않다. 물론 어떤 날은 ‘이런 문제가 없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생각할 때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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