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올해는 좀 잘 하자.”
KIA 타이거즈 ‘나스타’ 나성범(36)은 알고 보면 이 팀에서 개막전을 한 번 밖에 못 뛴 선수다. 6년 150억원 FA 계약을 맺은 첫 시즌이던 2022년 이후 2년 연속 개막전에 나서지 못했다. 2023년엔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비 당시부터 종아리가 좋지 않았다.
나성범은 결국 시범경기를 통째로 건너 뛴데 이어 6월23일 광주 KT 위즈전서 시즌 첫 경기에 나갔다. 그런데 그해 9월19일 광주 LG 트윈스전 도중 햄스트링을 다치면서 시즌을 마감했다. 전 경기 출전만 5차례 해낸 선수가 58경기 출전에 그쳤다.
끝이 아니었다. 나성범은 작년에도 102경기밖에 못 나갔다. 시범경기서 햄스트링을 또 다쳤고, 4월28일 잠실 LG 트윈스전서 대타로 복귀했다. 2023년과 달리 시즌을 치르면서 더 이상 큰 부상을 당하진 않았다. 그러나 한동안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아 엄청나게 고생했다. 102경기서 타율 0.291 21홈런 80타점 51득점 OPS 0.868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래도 8월 22경기서 타율 0.338 5홈런 18타점, 9월 10경기서 타율 0.303 4홈런 8타점으로 좋았다. 한국시리즈서도 20타수 7안타 타율 0.350 2타점으로 괜찮았다. 2년 연속 부상 악령으로 시작한 시즌이었으나, 마무리는 좋았다.
이범호 감독은 현역 말년 햄스트링 부상이 잦았다. 그래서 굳이 베테랑들에게 매 순간 전력질주 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부상으로 고생하는 베테랑들의 마음도 잘 안다. 나성범을 작년에도 최대한 배려했다. 장기적으로 지명타자 비중을 높여야 하는 선수다.
단, 이범호 감독은 아직은 나성범이 수비를 병행해도 되는 몸 상태라고 본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비춰볼 때 햄스트링 부상이 2년 정도 지나면 몸 상태가 비로소 완전해지고, 더 좋은 기량이 나온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나성범은 올해 부활할 수 있다.
나성범은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스프링캠프로 출국하면서 “작년에도 부상이 있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좀 안 좋았다. 그래도 팀이 우승해서 만족한다. 올해는 행사나 개인적 일정을 빼고 충분히 운동에 시간을 투자했다. 계획대로 잘 됐다”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의 논리(?)에 기대감을 키웠다. 나성범은 “나도 내 자신에게 ‘올해는 잘하자’라고 얘기하고 싶다. 반등하는 한 해가 되고 싶다. 내가 잘해서 팀에 보탬이 되고, 팀이 2연패를 하는데 도움이 돼야 한다. 또 우승할 수 있도록 내가 큰 역할을 하면 좋겠다”라고 했다.
작년 시즌 막판 호조는 잊었다. 나성범은 “그건 다 잊었다. 이젠 리셋이다. 새롭게 준비하는 시즌이다. 방망이를 잡았는데 감이 좋지는 않더라. 당연히 이제 막 잡아서 그렇다. 천천히 컨디션을 올리다 보면 다시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했다.
풀타임을 바라본다. 그리고 우승을 바라본다. 나성범은 “최대한 풀타임에 가깝게 뛰려고 생각한다. 감독님이 조절해주면 그것은 모르겠지만, 최대한 많은 경기를 뛰면서 팀에 보탬이 되겠다. 주변에선 왕조 얘기를 하는데 우승 한번 하는 게 힘들다는 걸 안다. 2번 연속도 힘들고. 작년보다 더 많이 준비해야 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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