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KB손해보험도 드디어 아시아쿼터 효과를 보는 것인가.
레오나르도 아폰소 감독이 이끄는 KB손해보험은 26일 서울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챙기며 연승과 함께 3위 자리를 굳혔다.
이날 승리에 기여한 선수는 바레인 출신의 아시아쿼터 모하메드 야쿱(등록명 야쿱). V-리그 입성 후 두 번째 선발 출전 경기를 가진 야쿱은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 나경복과 함께 삼각편대를 꾸렸다. 서브에이스 3개 포함 15점에 공격 성공률 47.83%로 맹활약했다.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도 돋보였다.
187cm, 이날 세터와 리베로 제외 코트위에 선 선수들 가운데 키가 가장 작았다. 공격수로서는 큰 키를 가지지 않았다. 하지만 특유의 탄력을 앞세워 우리카드 블로커진을 뚫고 득점을 올렸다.
KB손해보험은 후반기 시작을 앞두고 호주 출신 아웃사이드 히터 맥스 스테이플즈(등록명 스테이플즈)를 대신해 야쿱을 데려왔다. 야쿱은 2022 아시아배구연맹(AVC)컵 베스트 아웃사이드 히터, 2023 AVC 챌린지컵 베스트 아웃사이드 히터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2023 AVC 챌린지컵 한국과 3-4위전에서 23점을 올리며 한국의 결승 진출을 좌절시킨 바 있다.
KB손해보험은 지금까지 아시아쿼터 효과를 전혀 보지 못했다. 지난 시즌 팀의 첫 아시아쿼터 대만 출신 리우 훙민은 32경기 126점 공격 성공률 40.77%에 그쳤고, 스테이플즈 역시 부상과 부진 속에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13경기 35점의 기록을 남기고 한국을 떠났다.
야쿱이 KB손해보험 아시아쿼터 잔혹사를 끊어주길 팬들은 바라고 있다. 지금까지는 기대 이상이다. 야쿱은 V-리그 데뷔 후 첫 선발 출전 경기였던 4라운드 현대캐피탈전에서 20점 공격 성공률 48.78%로 맹활약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충분히 제 몫을 해낼 선수.
야쿱이 빠르게 V-리그에 적응하는 만큼, 황경민과 야쿱을 두고 레오나르도 감독은 행복한 고민을 할 것으로 보인다. 황경민 역시 V-리그에서 수준급 아웃사이드 히터로 이름을 날렸으며, 올 시즌에도 22경기 163점 공격 성공률 44.41% 리시브 효율 33.81%를 기록 중이다. 상대에 따라 두 선수를 번갈아 쓸 수도 있고, 또 나경복의 체력 안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야쿱이 가세하면서 쓸 수 있는 카드가 하나 더 생겼다.
야쿱은 V-리그 입성 후 기자와 인터뷰에서 “정확히 어떤 역할을 특정한다기보다, 팀에 필요한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V-리그는 처음이지만 후회 없는 시즌을 보낼 것이다. KB손해보험 팬들과 함께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자신이 한 말을 지키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지난 시즌 5승 31패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창단 후 처음으로 꼴찌 수모의 맛을 봤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비예나가 화력을 뽐내고 국가대표 듀오 황택의와 나경복도 힘을 더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에서 넘어온 미들블로커 듀오 박상하와 차영석의 노련미도 돋보인다. 그리고 바레인에서 온 야쿱이 KB손해보험에 힘을 더한다.
KB손해보험은 오는 31일 의정부 경민대학교 기념관에서 한국전력과 5라운드 첫 경기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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