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근본으로 돌아간다”
사사키 로키에게 등번호 11번을 양보한 미겔 로하스(이상 LA 다저스)가 자신의 새로운 등번호로 72번을 택했다. 72번은 로하스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을 때 달았던 번호다.
로하스는 24일(이하 한국시각) “근본으로 돌아간다. 72번은 저와 제 가족에게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11년 전에 저는 메이저리그에 데부하며 72번을 달았다. 이제는 새로운 추억을 만들고, 또 한 번의 우승을 이루려 한다”고 밝혔다.
앞서 로하스는 사사키에게 기존 등번호 11번을 양보했다. 사사키는 지난 18일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 사사키는 일본프로야구 치바롯데 마린스에서 17번을 달았다. 다저스 17번은 오타니의 번호라 사용할 수 없다. 2023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는 14번을 달았지만, 다저스 14번은 통산 370홈런을 치고 명예의 전당에 오른 길 호지스 등번호이며 ‘영구 결번’ 처리됐다. 일본 ‘에이스’의 상징인 18번도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차지한 상태.
사사키는 일본 선배들의 역사가 담긴 11번을 택했다. 11번은 다르빗슈 유가 일본 시절부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이르기까지 사용하는 번호다. 또한 니혼햄 시절 오타니도 다르빗슈의 11번을 물려받아 사용했다.
로하스는 “11번은 좋은 손에 맡겨질 것”이라면서 “저는 사사키 뒤에서 뛰며 그가 다저스 문화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기대된다. 다저스 문화란 매일매일 승리를 기대하는 문화다”라고 적었다.
2014년 다저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로하스는 등번호 72번을 달았다. 이때 85경기에 출전해 27안타 1홈런 9타점 타율 0.181 OPS 0.464를 기록했다.
로하스 개인은 물론 다저스 팬들에게도 의미 있는 번호다. 2014년 6월 18일 콜로라도 로키스전, 선발 클레이튼 커쇼는 6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이어가고 있었다. 7회 선두타자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는데, 유격수 헨리 라미레스가 송구 실책을 범하며 퍼펙트가 끊겼다. 커쇼가 후속 타자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1사 2루가 됐다. 이후 3루수로 출전한 로하스가 파울라인에서 공을 잡고 엄청난 역동작 송구를 펼치며 안타를 막아냈다. 커쇼는 안정감을 되찾았고, 지금까지도 커리어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노히트노런을 작성했다.
로하스는 2014시즌이 끝난 뒤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됐다. 마이애미에서 19번, 21번, 11번으로 등번호를 바꿨고, 2023년 다저스에 복귀한 뒤로 꾸준히 11번을 사용했다. 다저스에서 11번을 달고 두 시즌 동안 227경기 178안타 11홈런 16도루 67타점 타율 0.257 OPS 0.672를 기록했다.
사사키는 로하스에게 선물을 줄 계획이다. 메이저리그는 등번호를 양보해 준 선수에게 선물을 주는 문화가 있다. 오타니 쇼헤는 자신에게 17번을 양보한 조 켈리의 아내에게 포르쉐를 선물했다. 2021시즌 SSG 랜더스에 합류한 추신수도 등번호 17번을 양보한 이태양에게 2000만원 상당의 명품 시계를 선물한 바 있다.
미국 ‘다저블루’에 따르면 사사키는 “로하스가 제게 11번을 달게 해줘서 감사하다”라면서 “아직 로하스에게 무엇을 줄지 정하지 않았다. 그에 대해 생각을 해야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로하스는 내야 전 포지션을 커버할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주로 유격수로 뛰지만 다른 포지션 수비도 준수하다. 크리스 테일러와 함께 김혜성과 주전 경쟁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2024시즌은 유격수로 596이닝, 2루수로 95이닝, 3루수로 64이닝, 1루수로 1이닝을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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