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현역 최강의 복서 중 하나로 꼽히는 슈퍼 밴텀급 4대 기구 챔피언 이노우에 나오야(32·일본)의 벽은 역시 높았다. ‘언더독 반란’을 꿈꾸며 패기 있게 맞섰으나 4라운드 KO패를 떠안았다. 18년여 만에 한국 세계챔피언을 꿈꿨던 김예준이 뜻을 이루지 못했다.
김예준은 24일 일본 도쿄의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최강 몬스터’ 이노우에와 주먹을 맞댔다. WBO(세계복싱기구)·WBC(세계복싱평의회)·WBA(세계복싱협회)·IBF(국제복싱연맹) 4대 기구 통합 슈퍼밴텀급(55.3kg) 타이틀전을 벌였다. 경량급 최강자로 평가받는 이노우에를 상대했다.
경기 초반 적극적으로 나서며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오래 가지 않아 전력 열세를 실감했다. 이노우에의 빠른 스피드와 펀치 콤비네이션에 고전했다. 3라운드 중후반 보디 블로를 연속해서 내준 게 컸다. 4라운드 들어서도 계속 밀렸고, 종료 50여 초를 남기고 보디 블로에 이은 안면 연속 펀치를 허용하며 주저앉았다. 결국 일어서지 못하며 KO패했다.
그는 대타였다. 28전 전승의 이노우에는 원래 19전 전승(8KO)의 샘 굿맨과 대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굿맨이 부상으로 두 차례나 경기 취소가 되자 기권을 선언했다. 결국 WBO 세계랭킹 11위 김예준이 기회를 잡았다. 이변을 꿈꾸면서 챔피언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2006년 12월 지인진이 WBC 페더급 타이틀전에서 루돌프 루디 로페스를 꺾고 왕좌에 오른 후 한국 선수로서는 18년여 만에 세계챔피언전을 치렀다. 지인진은 여러 문제로 생활고를 겪다가 2007년 7월 K-1 무대 진출을 위해 챔피언벨트를 반납했다.
약 18년 만의 한국 챔피언을 머릿속에 그리며 패기 있게 맞섰지만 이변은 없었다. 김예준은 챔피언 이노우에에게 몇 수 뒤졌다. 그래도 박수 받을 만하다. 경기 2주 전 오퍼를 받고 흔쾌히 응해 멋지게 도전했다. 경기 초반 자신감 있게 맞불을 놓았고, 4라운드 보디 블로를 맞고 충격을 받은 상황에서도 이노우에의 공격을 받겠다는 자세를 취하며 잘 맞섰다. 비록 졌지만, 세계 최강을 상대로 위대한 도전을 펼쳐 의미를 되새겼다.
이날 경기에서 지면서 김예준은 26전 21승(13KO) 2무 3패를 마크했다. 김예준을 완파한 이노우에는 29전 전승(26KO) 행진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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