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김하성과 절친한 사이를 유지한 스위치 히터 외야수 주릭슨 프로파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이적한 이유를 밝혔다. 샌디에이고 구단주 문제가 주요 원인이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4일(이하 한국시각) “애틀랜타가 프로파와 3년 4200만 달러(약 600억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올해 1200만 달러(약 172억원)를 받고, 2026~2027년은 각각 1500만 달러(약 214억원)를 수령한다.
201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프로파는 순탄하지 못한 야구 인생을 보냈다. 한때 MLB 파이프라인 전체 1순위 유망주로 꼽혔지만, 빅리그에선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텍사스 레인저스-오클랜드 애슬래틱스-샌디에이고-콜로라도를 거쳐 2023시즌 종료 후 샌디에이고와 1년 100만 달러(약 14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2023시즌까지 프로파는 연평균 96경기 76안타 9홈런 36타점 타율 0.238 OPS 0.706에 그치는 타자였다.
31세의 나이에 드디어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2024시즌 프로파는 158경기에 출전해 158안타 24홈런 85타점 타율 0.280 OPS 0.839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었다. 데뷔 첫 올스타는 물론 실버슬러거에도 선정됐다. MVP 투표에서도 14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 결과 100만 달러에 그쳤던 연봉을 연평균 1400만 달러(약 200억원)로 끌어올렸다.
다만 샌디에이고와 협상 과정은 순탄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샌디에이고 지역지 ‘샌디에이고 유니온 트리뷴’은 25일 “프로파가 애틀랜타에 합류하며 샌디에이고 소유권 문제를 언급했다”고 전했다.
프로파는 “솔직히 파드리스는 구단주와 관련된 문제가 좀 있다. 샌디에이고로 돌아가는 건 쉽지 않았다”고 했다. ‘샌디에이고 유니온 트리뷴’에 따르면 프로파는 애틀랜타와 샌디에이고 중 한 팀을 고민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는 애틀랜타의 의지를 따라가지 못했고, 프로파는 애틀랜타를 택했다.
이어 “그런데 알렉스 앤소폴로스 애틀랜타 단장은 저에게 정말 많은 관심을 보여줬고, 그게 정말 좋았다. 그는 저에게 애틀랜타에서 뛰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줬다”고 밝혔다.
현재 샌디에이고 구단 내부는 매우 어수선하다. 1년 전 구단 중계방송사가 파산하며 중계권료 수입이 끊겼다. 거기에 전 구단주 피터 세이들러가 사망한 뒤 구단주의 아내와 전 구단주 형제 사이에 소송전이 벌어지고 있다. 미망인 실은 신탁 관리인으로서 의무 위반과 사기를 이유로 피터의 동생인 밥과 맷을 고소했다. 실은 피터가 사망하기 전 자신을 책임자로 지목했고, 자신과 자녀들이 구단을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단주 문제는 사사키 로키(LA 다저스) 영입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사사키는 지난 23일 입단 기자회견에서 “모든 구단이 매력적이었는데, 여러 이야기를 나눈 뒤 종합적으로 다저스가 가장 좋다고 판단했다. 다저스는 프런트가 안정돼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언급했다.
샌디에이고는 이번 오프시즌 침묵 중이다. FA 영입 계약은 물론 단 한 건의 트레이드도 성사시키지 못했다. 일반 계약 대상자들과 연봉 협상 결과만 나오는 중이다. 미국 ‘디 애슬래틱’의 칼럼니스트 짐 보든은 샌디에이고의 오프시즌을 평가하며 ‘F’학점을 줬다. 보든은 “지난 몇 년 동안 가장 공격적이었던 샌디에이고가 올겨울에는 시애틀과 함께 가장 활동이 적은 팀이 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프로파는 애틀랜타 이적이 결정된 뒤 SNS를 통해 샌디에이고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남겼다. 프로파는 “이번 시즌과 지난 몇 년 동안 저에게 보내주신 사랑에 대해 샌디에이고 모두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라면서 “샌디에이고에서 받았던 변함없는 지지를 정말 그리워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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