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의 핵심 공격수 황희찬(29)이 소속팀 울버햄튼에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21일(한국 시각) 첼시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울버햄튼이 1-3으로 패하며 3연패의 늪에 빠진 가운데, 황희찬은 벤치에서 90분을 지켜봐야 하는 굴욕을 겪었다.
이날 패배로 울버햄튼은 승점 16(4승 4무 14패)을 기록하며 리그 17위로 추락했다. 특히 강등권인 18위 입스위치 타운과 승점이 같아 골득실(-19 대 -23)로 간신히 강등권을 벗어난 상태다. 최근 4경기에서 1무 3패라는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며 팀이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황희찬의 입지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황희찬의 높은 연봉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주급 7만 파운드(약 1억 2693만 원)에 연봉 360만 파운드(약 65억 원)를 받고 있는 황희찬은 울버햄튼 팀 내 주급 순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팀이 강등될 경우 이러한 고액 연봉자의 처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울버햄튼은 지난달 게리 오닐 감독과 결별하고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을 새로 선임하며 반등을 노렸지만, 오히려 더 깊은 부진의 늪에 빠졌다. 노팅엄 포레스트전과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서 연속 0-3 패배를 당했고, 이날 첼시전에서도 1-3으로 완패하며 리그 3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지난 시즌 맹활약했던 황희찬은 올 시즌 발목 부상의 여파로 2골에 그치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 들어 세 번째(5라운드, 15라운드, 22라운드)로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지난 16일 뉴캐슬전에서는 선발 출전했으나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전반 45분 만에 교체되는 수모를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시장 가치 약 2000만 파운드(약 340억 원)로 평가받는 황희찬은 지난 여름 프랑스 리그앙의 올랭피크 마르세유로부터 2500만 유로(약 375억 원)의 이적 제안을 받았으나 당시 울버햄튼의 거절로 무산된 바 있다. 유럽 이적 시장 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는 “황희찬이 아직 여러 구단의 영입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경기에서 페레이라 감독은 황희찬 대신 예르겐 스트란드 라르센, 마테우스 쿠냐, 파블로 사라비아를 공격진에 배치했다. 하지만 이런 전술 변화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전반 24분 첼시의 아다라비오요에게 선제골을 내준 울버햄튼은 전반 추가시간 도허티의 동점골로 잠시 희망을 보였으나, 후반 들어 쿠쿠렐라(후반 15분)와 마두에케(후반 20분)에게 연속 실점하며 무너졌다.
현지 언론 ‘몰리뉴뉴스’는 “울버햄튼이 강등될 경우 황희찬을 포함한 주요 선수들의 매각을 검토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울버햄튼 팬들 사이에서는 “지난 여름 황희찬을 매각하지 않은 것이 최악의 선택이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페레이라 감독 부임 직후 잠시 반등의 기회를 잡으며 연속 득점에 성공했던 황희찬은 최근 경기력 저하로 다시 게리 오닐 감독 시절처럼 벤치 신세로 전락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팀이 패색이 짙어진 후반 막판에도 교체 투입되지 못했다는 점은 현재 그의 입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주축 선수인 황희찬의 부진은 대표팀에도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울버햄튼은 오는 26일 아스널과의 EPL 23라운드 홈경기를 앞두고 있는데, 이 경기에서 황희찬이 다시 한 번 기회를 잡고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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