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보라스는 이미 큰 승리를 거뒀다.”
김하성(30, FA) 팬들은 속이 탄다.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가 아직도 1개월 가까이 남았다고 하지만, 1월 말이고, 눈깜짝하면 2월이다. 김하성의 행선지에 대한 미국 언론들의 구체적인 동향 보도가 전혀 없는 실정이다. 대부분 현지 언론들과 팬 매체들의 주관적인 바람이 섞인 기사다.
김하성은 어깨 재활 막바지다. 조용히 최근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타격훈련에 들어갔다. 겉으로는 당연히 재활과 시즌 대비 훈련이 우선이다. 그러나 김하성도 사람인데 왜 행선지가 신경 쓰이지 않을까. 보라스 코퍼레이션과 긴밀히 소통하겠지만, 김하성 역시 자신이 올 시즌 뛸 팀이 궁금한 건 당연한 일이다.
아이러니컬한 건 김하성과 김하성 팬들은 속이 탈 수 있는 반면, ‘악마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73)는 이미 올 겨울에도 승자를 예약했다는 것이다. 디 어슬래틱 짐 보든은 지난 18일 오프시즌 위너와 루저를 나누면서 보라스를 승자라고 명명했다.
그럴 수밖에 없다. 보라스는 이미 후안 소토(27, 뉴욕 메츠)의 15년 7억6500만달러라는 북미프로스포츠 역대 최고계약을 이끌어내는 수완을 발휘, 다시 한번 능력을 톡톡히 입증했다. 그 계약으로 과거 워싱턴 내셔널스의 4억4000만달러 연장계약 거절 및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뉴욕 양키스 트레이드 모두 성공적인 행보로 기록됐다.
통상적으로 에이전트는 선수 계약총액의 5%를 수수료로 받아간다. 단순계산상 보라스 코퍼레이션은 소토 계약으로 3825만달러(550억원)을 챙겼다. 그런데 보라스의 고객은 한, 두 명이 아니다. 이번 FA 시장에서도 코빈 번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6년 2억1000만달러 계약), 블레이크 스넬(LA 다저스, 5년 1억8200만달러), 션 마네아(뉴욕 메츠, 3년 7500만달러)의 대형계약을 이끌어냈다.
또한, 아직 계약을 맺지 않은 FA가 김하성을 비롯해 피트 알론소, 알렉스 브레그먼 등이다. 1년 전만 해도 스프링캠프 개막에 임박해 옵트아웃이 포함된 FA 단기재수계약을 다수 성사하며 구단과의 협상서 자존심을 구겼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1년만에 화려하게 명성을 회복했다.
보든은 “보라스는 이번 오프시즌서도 놀라운 소토 계약만을 바탕으로 확실한 승자로 두각을 드러냈다. 소토는 완벽한 시기에 시장에 나와 역사를 썼다. 보라스는 자신의 선수에게 전체적으로 5%의 수수료를 부과하는데 일관되게 노력해왔다”라고 했다.
또한, 보든은 “지난 오프시즌서는 최고의 FA 중 몇 명이 옵트아웃이 포함된 단기계약을 맺으면서 성공률이 떨어졌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았지만, 이번 오프시즌은 이미 큰 승리를 거뒀다”라고 했다. 선수들보다 행복한 에이전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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