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강한 공이 올 때 강한 타구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KIA 타이거즈 상남자 포수 김태군(36)은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서 결정적 좌월 만루포를 때렸다. 시리즈 전체 흐름을 KIA로 돌린 이 한 방은, 김태군의 생애 첫 만루홈런이기도 했다. 정규시즌 1400경기서 단 1개의 만루포도 치지 못한 포수가 한국시리즈서 짜릿함을 맛봤다.
김태군은 자신이 수비형포수로만 기억되는 걸 원하지 않았다. 사실 공격력보다 수비와 공수 작전수행, 번트에 능한 선수다. 그러나 2024시즌 만루에서 11타수 4안타 타율 0.364에 10타점을 기록했다. 2023시즌에도 만루에서 12타수 8안타 타율 0.667에 19타점을 뽑아냈다.
알고 보면 찬스에 강한 타자다. 그리고 NC 다이노스 시절 에릭 테임즈의 타격 조언을 잊지 않고 있다. 테임즈는 김태군에게 “강한 공이 올 때 강한 타구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라고 했다. 김태군은 이후 경기 전 피칭머신 공을 치는 훈련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김태군은 20일 김태균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의 유튜브 채널 김태균[TK52]에 출연, 위와 같은 얘기를 풀어놨다. 그러면서 “테임즈가 온 뒤 기계볼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머신 공을 치면 부상 위험이 높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강한 공이 와도 강하게 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겼다. 강한 공을 부딪혀서 이겨내야 배럴타구도 만들 수 있다는 얘기를 많이 해줬다”라고 했다.
보통 타자들은 경기 전 배팅볼 투수의 약간 느린 공에 비교적 힘을 빼고 타격훈련을 한다. 피칭머신도 사용하지만, 강하게 날아오는 공에 100% 스윙을 하면 부상 위험이 있다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테임즈는 연습도 실전처럼 해야 한다고 생각한 듯하다.
타격 전문가 김태균 해설위원도 공감했다. 경기 전 타격 연습할 때부터 손이 울리거나 다치는 걸 피하려고 피칭머신의 변화구를 치는 경우가 많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테임즈가 말한대로 강한 타구를 치는 연습을 하면 처음엔 손도 울리는데 치다 보면 요령이 생긴다. 하체하고 골반의 힘을 전체적으로 사용해서 타구를 보내는 요령이 생긴다”라고 했다.
김태군도 “손 장난을 안 치게 된다. 테임즈 말고도 (박)석민이 형(두산 베어스 타격코치)이 NC에 왔는데, 많은 영향을 줬다. 라인드라이브든 땅볼이든 다 필요 없고 무조건 강하게 치라고 했다. 그러면서 방망이 헤드를 잘 사용해야 한다고 말을 해줬다”라고 했다.
김태군은 만루홈런 당시, 무조건 풀스윙 한다고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갔다고 회상했다. 결국 테임즈와 박석민 코치의 조언이 결정적 순간 빛을 발했던 셈이다. 2024시즌 105경기서 타율 0.264 7홈런 34타점 OPS 0.711. 김태군은 수비만큼 타격에도 많은 신경을 쏟는다. 한국시리즈 우승포수의 자격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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