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1억원.
이정후(27,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2023시즌 연봉이었다. 메이저리그 진출 자격이 주어지기 직전 마지막 시즌, 그러니까 KBO리그 7년차 연봉이었다. 이정후의 연봉 11억원은 FA 자격을 갖지 못한 모든 선수 중 단년계약 최고금액이다.
김도영(22, KIA 타이거즈)의 2025시즌 연봉이 초미의 관심사다. KIA는 22일과 23일에 걸쳐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 입성, 스프링캠프를 시작한다. 때문에 늦어도 22일 오전에는 연봉계약을 완료할 계획이다. 대다수 선수가 사인했고, 사실상 김도영과의 막바지 협상만 남은 듯하다. KIA는 일찌감치 김도영과의 협상을 맨 뒤로 빼놨다.
김도영은 2024시즌 1억원을 받았다. 올 시즌 4년차 최고연봉 기록을 보유한 이정후의 3억9000만원을 거뜬히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관심사는 3억9000만원과 4억원을 훌쩍 넘는, 5억원 돌파 여부다. 2024시즌에 워낙 임팩트가 강했다. 화려한 기록 퍼레이드와 정규시즌 MVP, 한국시리즈 우승, 나아가 구단 수익창출 기여도까지 대단했다.
이런 부분을 감안하면 아무리 KIA가 페이롤이 빡빡하다고 해도 김도영의 대폭인상은 당연하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KIA만의 연봉산출시스템을 외부에서 알긴 어렵다. 그렇다고 해도 5억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정후와 강백호(KT 위즈)가 함께 보유한 5년차 최고연봉 5억5000만원 돌파까지는 미지수다. 5억원 돌파만 해도 400% 인상이니 엄청난 파격이다. 현실적으로 하재훈(SSG)이 보유한 역대 연봉 최고 인상률(455.6%) 경신은 힘들 것이란 전망이 많다.
사실 진짜 중요한 건 올해 연봉이 아니다. 어차피 김도영은 역대 4년차 연봉킹이 확실하다. 앞으로 5~7년차를 보내면서 이정후 도장깨기를 할 수 있느냐가 가장 큰 관심사다. 5년차에 이어 6~7년차 최고연봉도 이정후가 보유했다. 이정후는 2022시즌 7억5000만원, 2023시즌 11억원을 각각 받았다.
이정후는 11억원을 받고 KBO리그에서 마지막 시즌을 보낸 뒤 포스팅 자격을 얻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1300만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김도영이 이정후의 5~7년차 최고연봉을 경신하고 메이저리그로 따라갈 것인지가 가장 궁금하다.
김도영은 이달 초 코스모폴리탄 유튜브 채널과의 인터뷰서 향후 목표에 대해 “가장 큰 무대에서 경기에 뛰는 것”이라고 했다. 결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의미한다. 이제 서비스타임 3년, 풀타임 1년을 뛴 선수가 섣불리 미국 얘기를 꺼내긴 어렵다.
그러나 KIA도 언젠가 김도영을 메이저리그에 보내줘야 할 수도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작년 KBO리그 폭격에 이어 프리미어12 맹활약까지 눈에 담고 데이터를 뽑아갔다. KIA에로선 어쩌면 비FA 다년계약이 가장 절실한 선수가 김도영이다. 그러나 김도영은 귀한 몸이 됐고, 앞으로 매 시즌 연봉이 엄청난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김도영이 이정후 도장깨기에 어느 정도 성공할까. 4년차 최고연봉 예약은 시작일 뿐이다. 5~7년차까지 이정후를 넘어서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해야 이뤄야 할 것을 다 이루는 셈이다. 김도영의 야구 드라마는 여전히 초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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