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감독님이 같이 해보자고 하셨다.”
오기노 마사지 감독이 이끄는 OK저축은행은 올 시즌 리그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최근 6연패와 함께 승점 16에 단 4승(17패)에 그치고 있다. 지난 시즌 리그 준우승팀답지 않은 성적.
지난 시즌 MVP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즈(현대캐피탈·등록명 레오)와의 재계약 포기가 두고두고 아쉽다. 고심 끝에 택한 이탈리아 출신 마누엘 루코니(등록명 루코니)가 부진 끝에 방출됐고, 루코니의 대체자로 합류한 크리스티안 발쟈크(등록명 크리스)도 아쉽다.
설상가상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치던 중국 출신 아웃사이드 히터 장빙롱이 오른쪽 엄지발가락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시즌 후반 반전을 위해 OK저축은행은 장빙롱 교체를 택했다. 그리고 데려온 이는 일본 출신 베테랑 세터 하마다 쇼타(등록명 쇼타).
다소 파격적인 선택이다. OK저축은행에는 국가대표 출신 세터 이민규를 비롯해 박태성, 강정민, 정진혁 등 4명의 세터가 있다. 쇼타까지 하면 무려 5명의 세터가 팀에 있는 셈이다. 팀 내 아웃사이드 히터 수와 같다. 그렇다고 해서 일본에서 주전으로 활약한 것도 아니다.
OK저축은행은 “장빙롱은 오른발 엄지발가락 골절로 인해 장기간 결장이 불가피했고 이로 인해 교체를 결정했다”라며 “쇼타는 2024-2025시즌 일본 리그 디비전2 사이타마 아잘레아 소속으로 뛰었고 지난 2021-2022시즌에는 당시 일본 리그 디비전2에 있던 보레아스 홋카이도 소속으로 뛰면서 팀의 1부 리그 승격에 일조했다”라고 설명했다.
쇼타는 1990년생으로 182cm 신장에 주로 자국에서 선수 커리어를 쌓아왔다. 2022-2023시즌에 FC 슈토르프09 소속으로 독일에서 뛴 적이 있긴 하다. 오기노 감독은 “경험이 많은 베테랑 세터로 코트 안팎에서 팀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기대했다.
최근 기자와 인터뷰를 가진 쇼타는 “V-리그는 매우 흥미롭게 보던 리그였다. 비록 시즌 중이긴 하지만, 오기노 감독님께서 연락을 주셔서 도전하기로 결정했다. 원래 감독님과 아는 사이는 아니었다. 감독님께서 그저 심플하게 ‘같이 하고 싶다’라고 말씀하셔서 한국에 오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OK저축은행은 갈 길이 멀다. 지금 이대로라면 2017-2018시즌 이후 7년 만에 최하위가 유력하다.
“한국은 일본과 시차가 없다. 그래서 컨디션이 좋다”라고 입을 연 쇼타는 “공격수들이 플레이를 할 때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경기를 운영해 나가고 싶다. 경기를 즐기며, 승리를 가져오는 것이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이미 OK저축은행에는 쇼타 제외 4명의 세터가 있다. 각기 다른 세터 스타일이 상대에 혼란을 줄 수도 있지만, 되려 팀 내 공격수들에게도 혼란을 가져다줄 수 있다. 대화를 통해 맞춰 나가야 한다.
쇼타는 “아직 선수들의 특징을 다 파악한 건 아니다. 세터는 선수들의 힘을 최대한 끌어내고, 팀을 이기게 해야 하는 포지션이다. 지금 있는 선수들과 다 같이 이뤄나가고 싶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쇼타는 “지금 팀이 어려운 상황이다. 일단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경기를 할 때마다 팀이 좋아지고, 어느 정도의 궤도에 오른다면 우리의 목표에도 도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쇼타는 지난 16일 한국배구연맹(KOVO) 선수 등록을 마쳤다. 등번호는 24번. 빠르면 오는 21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리는 한국전력전에서 V-리그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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