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화성 유진형 기자] ‘우승의 기운을 전달하러 왔습니다’
2024시즌 KIA 타이거즈를 7년 만에 ‘통합우승’으로 이끈 ‘우승 포수’ 김태군(35)이 야구공이 아닌 다른 공을 들었다.
KIA 김태군이 14일 경기도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도드람 V리그’ 여자부, IBK 기업은행과 정관장의 경기에 깜짝 등장했다. 자신의 등번호 42번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모습을 드러낸 김태군은 입술을 깨물며 시종일관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2024시즌 통합우승을 차지한 우승 포수가 이렇게 긴장한 모습은 처음이었다. 그만큼 배구 코트는 그에게 낯선 공간이었다.
야구공이 아닌 배구공을 든 김태군은 힘차게 공을 올린 뒤 스파이크를 강타했고 그의 손을 떠난 공은 네트를 넘어 반대쪽 코트에 떨어졌다. 성공적으로 시구를 마친 김태군은 관중들의 박수와 환호를 받았지만, 여전히 어색해했다. 머리를 긁으며 멋쩍게 웃던 그의 모습은 그라운드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장면이었다.
한편, KIA 타이거즈가 2024시즌 통합우승을 할 수 있었던 건 안방을 든든하게 지킨 김태군의 존재가 한몫했다. 지난 2008년 LG 트윈스에서 데뷔한 김태군은 NC 다이노스로 팀을 옮긴 뒤 주전 포수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NC가 양의지를 영입하면서 자리를 잃었고 경찰 야구단 전역 후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했다. 하지만 강민호의 존재로 여전히 백업 포수가 그의 자리였다.
힘든 나날을 보내던 중 지난해 7월 류지혁과의 트레이드로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뒤 야구 인생에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2023시즌을 마치고 계약 기간 3년 연봉 20억원 옵션 5억원 등 총 25억원에 비FA 다년계약을 맺으며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렇게 주전 포수 마스크를 쓴 김태군은 2024시즌 KIA가 팀 평균자책점 1위(4.40)에 오르는 데 큰 몫을 했다. 이미 리그 정상급 투수 리드로 정평이 나 있던 김태군이지만 항상 공격에서는 의문부호가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공격에서도 깜짝 활약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 10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4, 7홈런 34타점으로 호랑이 군단 막강 타선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특히 찬스에 강한 모습으로 몸값을 톡톡히 했다.
이제 KIA는 든든한 포수 김태군과 함께 왕조 재건을 위한 첫걸음에 나섰다.
[야구공이 아닌 배구공을 들고 어색한 미소를 지은 KIA 김태군 / 화성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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