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21년 만에 구단 기록을 아쉽게 놓쳤다. 강민호가 홈런 하나만 더 쳤다면 전설을 소환할 수 있었다.
삼성은 2024시즌 185홈런을 때려내며 팀 홈런 1위에 올랐다.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는 특유의 각진 외야 구조로 KBO 리그에서 대표적인 타자 친화 구장이다. 삼성은 구장 환경에 걸맞은 선수를 다량 영입해 홈런의 팀으로 거듭났다.
구자욱이 드디어 홈런에 눈을 떴다. 2024년 33홈런을 기록, 커리어 처음으로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또한 홈런 5위를 기록, 2015년 최형우(33홈런·5위) 이후 처음으로 홈런 5위 안에 든 삼성 토종 선수가 됐다.
김영웅과 이성규의 성장은 놀라웠다. 김영웅은 2022년 1홈런, 2023년 2홈런을 쳤다. 그리고 2024년 28홈런을 때려내며 장타 본색을 드러냈다. 이성규는 2020년 10홈런을 친 경력이 있다. 매 시즌 정확성에 아쉬움을 보였지만, 2024년은 22홈런으로 커리어 하이를 썼다.
박병호가 신의 한 수가 됐다. 지난해 5월 28일 삼성과 KT 위즈는 박병호와 오재일을 맞바꾸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박병호는 이적하자마자 다음 날 역전 스리런 홈런을 신고했고, 이적 후 4경기에서 3홈런을 치며 삼성 타선의 활력소가 됐다. 박병호는 2024시즌 KT에서 3홈런, 삼성 이적 후 20홈런을 때려내며 통산 10번째 20홈런 시즌을 만들었다.
강민호는 19홈런으로 시즌을 마쳤다. 강민호는 지난해 9월 17일 두산 베어스전 솔로포를 때려내며 19번째 아치를 그렸다. 이후 4경기에 출전했지만 아홉수에 시달리며 20홈런 고지를 넘어서지 못했다.
만약 강민호가 20홈런을 쳤다면, 삼성은 2003년 이후 21년 만에 구단의 새 역사를 쓸 수 있었다. 당시 삼성은 이승엽(56홈런), 마해영(38홈런), 양준혁(33홈런), 진갑용(21홈런), 틸슨 브리또(20홈런)가 모두 20홈런을 넘겼다. KBO 리그 최고의 클린업 트리오로 꼽히는 ‘이마양’에 이어 진갑용과 브리또가 지뢰밭 타선을 구성했다. 2024년 삼성은 2003년 삼성에 이어 5인 20홈런에 도전했지만, 단 1개 차이로 아성을 넘지 못했다.
KBO 리그 전체로 확장한다면 2018년 이후 6년 만에 최초가 될 수 있었다. 앞서 2018년 KIA 타이거즈가 나지완(26홈런), 최형우(25홈런), 안치홍(23홈런), 로저 버나디나(20홈런), 이범호(20홈런)까지 5인 20홈런을 달성한 바 있다.
2025년에도 삼성은 5인 20홈런에 도전한다. 박병호와 강민호가 1살씩 먹었지만, 김영웅과 이성규는 1년 치 경험치를 습득했다. 여기에 지난 시즌 14홈런으로 유격수 최다 홈런을 친 이재현이 버티고 있다. 이재현은 부상으로 109경기 출전에 그쳤다. 2025시즌 출전 시간이 늘어난다면 더 많은 홈런을 칠 수 있다.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도 힘을 보탠다. 디아즈는 지난 시즌 루벤 카데나스의 대체 선수로 삼성에 합류했다. 29경기에서 7홈런을 터트렸다. 가을 사나이 면모를 보였다.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3홈런,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2홈런으로 큰 무대에서 펄펄 날았다. 큰 문제가 없다면 20홈런은 거뜬해 보인다.
2016년 라이온즈 파크 개장 이후 삼성이 팀 홈런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구장에 어울리는 파워 히터들을 수집했고, 드디어 효과를 보고 있다. 삼성 선수들이 ‘이승엽-마해영-양준혁-진갑용-브리또’를 소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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