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양상으로 진행됐다. 역대 최다인 6명의 후보가 뛰어들어 체육회장 자리를 두고 양보 없는 싸움을 벌였다. ‘가처분 신청 기각’ 등 우여곡절 끝에 치러진 선거에서 마지막에 웃은 인물은 ‘아테네 기적’의 주인공이었다. 체육인들은 향후 4년 간 한국 체육을 이끌어 갈 수장으로 유승민을 선택했다.
유 당선인은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417표(득표율 34.49%)를 얻어 5명의 경쟁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됐다. 차기 회장 자리에 오른 유 당선인의 임기는 이달 28일부터 2029년 2월까지다. 앞으로 유 당선인은 체육회장 신분으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과 그해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2028 LA 올림픽 등 굵직한 국제 대회를 치를 예정이다.
유 당선인은 ‘기적의 승부사’로 체육계에서도 족적이 뚜렷한 인물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결승에서 당시 세계 최강 왕하오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기간 중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당선됐을 때도 모두 어려운 벽을 승부수로 넘어서며 기적을 이뤄냈다.
이번 체육회장 선거에서도 어려운 순간을 그만의 개인기로 극복해냈다. 선거 판세는 유 당선인에게 유리하지 않았다. 3선 연임에 도전한 이기흥 현 회장의 영향력이 살아있을 뿐 아니라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등 출사표를 낸 후보들의 면면도 화려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 회장의 3연임을 반대하는 후보들이 단일화 논의를 이어가다 뜻을 이루지 못하면서 선거 판세가 이 회장 쪽으로 쏠리기도 했다. 유세 막판에는 일부 후보와 선거인단이 선거 일정의 부당성을 강조하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기각되며 이 회장 쪽으로 무게추가 쏠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유 당선인은 불리한 상황에 굴하지 않고 ‘변화’를 강조하며 착실히 선거 운동을 진행했고 결국 대이변을 일으키며 한국 체육계의 수장 자리에 오르게 됐다.
당선이 확정된 후 유 당선인은 “체육인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이 컸기 때문에 당선될 수 있었다”며 “그래서 부담이 된다. 화답하기 위해 열심히 뛰겠다. 체육회장 혼자만의 힘으로는 풀어가기 힘들다. 체육인들과 손잡고 하나하나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의 갈등에 대해 “지금 체육 현장에 있는 현안들을 해결하는 게 우선”이라며 대화로 해결이 가능하다면 빨리 만나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3연임에 도전했던 이 회장은 379표밖에 챙기지 못하며 2위로 낙선했다. 개인 비위 의혹으로 인해 문체부로부터 직무정지 처분을 받은 데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가 이어지며 끊임 없이 제기된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한 이유가 컸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