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도영이 언제든지 미국 보내준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의 2025시즌 연봉이 초미의 관심사다. 그와 별개로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얘기도 꾸준히 나온다. 김도영은 최근 코스모폴리탄 유튜브 채널에 “제일 큰 무대를 밟아서 경기에 뛰어보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했다. 여기서 말하는 큰 무대가 메이저리그라고 해석된다.
김도영은 2024시즌 미친 활약을 펼치면서 자연스럽게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시선을 끌기 시작했다. 한국에 김혜성(26, LA 다저스)을 보러 왔다가 김도영에게 반했다는 얘기가 지속적으로 흘러나왔다. 김도영의 센세이션을 지켜본 메이저리그 사람들이 프리미어12 맹활약을 보자 ‘찐’이라는 말이 나왔다는 후문이다.
KIA는 기본적으로 김도영의 미국 관련 얘기에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는다. 그럴 때도, 그럴 상황도 아니다. 김도영이 공식적으로 구단에 메이저리그에 가고 싶다고 말한 적도 없다. 김도영은 이제 풀타임 3년, 주전으로 1년을 뛴 선수다. 스스로도 한국에서 더 많이 보여주고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김도영의 메이저리그 드림이 확실하고, 그럴 만한 실력을 보여줬으니 얘기가 나오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올해부터 풀타임 4년을 정상적으로 채우면, 그 사이 2026 나고야아이치아시안게임 혹은 2028 LA올림픽에서 병역혜택을 받으면 2028-2029 오프시즌에 메이저리그 포스팅이 가능하다.
이범호 감독은 13일 이대호의 유튜브 채널 이대호[RE:DAEHO]에 출연, 김도영의 미국 진출 얘기를 꺼냈다. “도영이에 대해서 많은 분이 묻는다. 미국을 한번 보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라면서 “미국 보내준다. 언제든 보내준다”라고 했다.
역시 이범호 감독은 방송을 알고 센스가 넘치는 지도자다. “4년 남았거든 아직. 나는 계약기간 3년(통합우승 후 3년 26억원 재계약)이니까”라고 했다. 이대호가 “3년 후 또 계약하면 그때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라고 하자 이범호 감독은 또 웃더니 “그땐 조용히 잡아야지. ‘한 2년 더 있다가 FA로 가면 안 되겠냐’고. ‘포스팅으로 가는 것은 니가 얼마 못 가져가’ 이러면서”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은 진지하게 얘기하지 않았지만, 결국 KIA도 이범호 감독도 김도영이 원한다면 포스팅 자격을 얻을 시기에 메이저리그에 보내줄 가능성이 크다. 구단 내부에서도 김도영이 지금 당장은 아니어도 언젠가 메이저리그에 가야 할 선수라는 걸 인지하고 있다.
이렇게 생각해볼 필요도 있다. 김도영의 훗날 메이저리그행은 KIA에도 새 역사다. 현재 메이저리그 포스팅 역사의 대부분은 키움 히어로즈가 갖고 있다. 키움은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진출 이전까지 통산 포스팅 비용만 4220만2015달러였다. 김혜성의 3년 보장 1250만달러 계약으로, 이미 1250만달러의 20%인 250만달러를 추가로 확보했다. 포스팅으로만 700억원 돌파를 눈 앞에 뒀다. 안우진이 메이저리그로 갈 시기에 700억원을 넘어설 게 확실하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외부에서 이렇게 계산할 뿐, 키움이 실제로 선수를 메이저리그에 넘겨서 얻을 돈을 밝히는 건 아니다. 어디까지나 순수하게 선수 개개인의 꿈을 지지하고, 잘 뽑고 잘 키워서 자연스럽게 얻은 결과물일 뿐이다.
KIA도 김도영을 훗날 메이저리그에 보내면 그 자체로 구단의 새 역사다. KIA 출신 최초의 메이저리거가 탄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포스팅 비용도 KIA에 남기겠지만, 그보다 명문구단 KIA의 이력에 뜻깊은 사건이 추가되는 셈이다. 전력이야 그만큼 약해질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KIA가 감당해야 한다. 김도영이 메이저리그에 가면 그 자체로 한국야구의 경사다. 그리고 김도영을 잘 뽑고 잘 키운 KIA 구단의 우수성을 의미한다.
아직도 4년이란 시간이 남았다. 4년간 김도영과 함께 우승 많이 하고, 군 복무만 잘 해결하면 꽃길이 열릴 것이다. 김도영의 성적이 메이저리그가 걱정할 정도로 확 고꾸라질 가능성도 거의 없다. 기본적으로 야구천재인데 노력까지 엄청나게 하는, 한 마디로 미친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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