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한화 이글스 우완 투수 이상규가 2025년 풀타임 주전 자리를 노린다.
이상규는 2024년 21경기(3선발)에 출전해 1승 4패 평균자책점 5.63의 기록을 남겼다. 홀드와 세이브 없이 단 1승이다. 언뜻 봐선 평범해 보이지만, 이 1승을 위해 무려 1553일이 필요했다.
지난 8월 24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 양 팀이 6-6으로 팽팽히 맞선 9회 말 무사 1루 이상규가 마운드에 올랐다. 앞서 한화는 6명의 불펜투수를 투입한 상황. 이상규가 최대한 이닝을 끌어줘야 했다. 두산은 보내기 번트로 1사 2루 찬스를 만들었다. 한화 벤치는 양의지를 고의사구로 내보냈고, 이상규는 양석환과 김태근을 각각 포수 파울플라이와 3루수 땅볼로 정리했다.
한화는 10회 초 김태연의 1타점 적시타로 리드를 잡았다. 10회 말 이상규가 다시 마운드에 올랐고, 삼진 2개와 포수 파울플라이를 곁들이며 한화의 승리를 지켜냈다. 승리투수 역시 이상규의 몫.
무려 1553일 만에 승리이자 한화 이적 후 첫 승이었다. 종전 이상규의 마지막 승리는 LG 트윈스 시절이던 2020년 5월 24일 KT 위즈전이다.
당시 이상규는 LG의 임시 마무리로 기용됐다. 기존 마무리 고우석이 무릎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고, 이상규가 마무리로 낙점됐다. 2020년 이상규는 28경기 2승 3패 1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6.68을 기록했다.
이후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고 육성 선수로 계약이 전환되기도 했다. 2024시즌 2차 드래프트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이날 전까지 승패는 물론 홀드와 세이브도 기록하지 못했지만, 2이닝 노히터로 그간 아픔을 씻어냈다.
경기 종료 후 방송 중계사와의 인터뷰에서 이상규는 눈물을 흘렸다. 한화 팬들은 이를 지켜보며 ‘이상규’ 이름을 연호했다. 이상규는 “그때(LG 시절) 마무리를 했을 때는 팬이 없었어서 이런 느낌을 못 느꼈는데, 처음 느끼게 돼서 감정이 북받쳤다”고 설명했다.
이상규는 “(2차 드래프트로 이적이 결정된 뒤) 그때도 많이 울었다. LG 보호명단에서 벗어나서 이적했기 때문에 많이 슬펐다”라면서 “막상 여기 오고 또 좋은 분들을 만나서 다시 시작하니까 기분이 괜찮아졌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위기가 곧 기회다”라고 덧붙였다.
자신의 말대로 한화에서 입지를 다졌다. 32이닝을 던지며 커리어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첫 승 이후 김경문 감독의 눈에 들어 선발과 구원을 가리지 않고 마운드에 올랐다.
구원투수로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상규는 후반기 19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5.14를 기록했다. 팀 사정상 선발로 뛴 3경기가 포함되어 있다. 이상규는 선발 자리에서 평균자책점 9.00으로 좋지 못했다. 선발 등판 기록을 제외한다면 이상규의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3.54까지 내려간다.
3.54는 한화 후반기 구원투수 중 두 번째로 낮은 기록이다. 10이닝 이상 등판한 구원 투수 기준 박상원이 1.99로 가장 평균자책점이 낮았고, 그 뒤를 이상규가 따랐다. 주현상이 3.68로 3위에 위치했다.
현재 이상규는 자비를 들여 미국에서 훈련 중이다. 2025시즌은 주전으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다가올 시즌 이상규의 활약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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