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내일 모두 일터로 돌아간다”
토트넘 홋스퍼와 명승부를 펼친 탬워스가 축구의 낭만을 보여줬다.
탬워스는 12일(한국시각) 영국 탬워스의 더 램브 그라운드에서 열린 2024-2025시즌 FA컵 3라운드 토트넘과의 홈 경기에서 0-3으로 패했다.
탬워스는 잉글랜드 내셔널리그(5부 리그)에서 뛰는 팀이다. FA컵에서 돌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FA컵 4차 예선에서 마클스필드를 꺾었고, 1라운드에서 허더스필드(리그1)에 1-0으로 승리했다. 2라운드에서는 버튼 알비온(리그1)과 승부차기 혈투 끝에 승리했다. 리그1은 3부 리그에 해당한다.
소속 선수들은 전문 축구선수가 아닌, 각자 직업을 갖고 있는 ‘아마추어’들이다. 택시 운전사, 집배원, IT 소프트웨어 관리자, 헬스 트레이너, 샌드위치 판매원, 벽돌공, 건축가, 엔지니어, 의류 판매원, 마케팅 임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축구선수 출신도 몇몇 있지만, 대다수는 평범한 우리네 이웃이다.
토트넘을 상대로 예상외의 명승부를 펼쳤다. 전후반 90분 동안 0-0으로 팽팽한 경기를 펼치며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갔다. 1.5군 급 스쿼드를 출전시킨 토트넘은 도미닉 솔란케를 시작으로 데얀 쿨루셉스키, 손흥민까지 내보내며 총력전을 펼쳤다.
탬워스는 연장 전반 자책골로 첫 실점을 내줬고, 이후 쿨루셉스키와 브레넌 존슨에게 연이어 골을 먹히며 0-3으로 패했다.
이날 지휘봉을 잡은 앤디 피크스 탬워스 감독은 이번 경기를 사흘 앞두고 탬워스와 정규 감독 계약을 체결했다. 피크스 감독의 직업은 영국 한 대학교의 지원 근무자다.
영국 ‘BBC’에 따르면 피크스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우리 선수들은 내일 모두 일터로 놀아가지만, 당당하게 나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모두가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다. 우리 선수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했고, 정말 자랑스럽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대학교 강사로 일하는 톰 맥글린치는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다. 놀라운 하루였고, 승리하지 못해 유감이다”라면서 “내일은 강의를 해야한다. 안타깝게도 다시 본업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한편 손흥민은 연장 전반 시작과 동시에 투입되어 30분을 뛰었고, 팀의 2번째 골을 만드는 시즌 7호 도움을 기록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손흥민에게 평점 7.2점을 줬다. 이는 교체로 출전한 선수 중 가장 높은 점수다. 풋몹에 따르면 손흥민은 도움 1회, 기회 창출 2회, 패스 성공률 84%(16/19), 크로스 성공률 67%(2/3), 리커버리 1회, 피 파울 1회 등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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