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정후는 볼도 안타를 칠 수 있는 애다.”
전, 현직 KBO 최고타자 이정후(27,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김도영(22, KIA 타이거즈). 김광현(37, SSG 랜더스)은 지난 10일 윤석민의 유튜브 채널 ‘사이버 윤석민’에 출연, 자신과 SSG 대부분 투수는 이정후가 우위라고 평가한 사실을 털어놨다.
김광현은 그 이유에 대해 “이정후와 김도영, 아직까지는 이정후가 위다. 이정후는 볼도 잘 쳐. 볼도 다 컨택해서 안타로 만들 수 있는 애다”라고 했다. 이정후의 이런 특성은, 당연히 투수들에겐 갑갑함과 절망감을 안긴다.
이정후의 최고장점이 극강의 컨택이다. KBO 통산 7년간 타율 0.340이었다. 3000타석 이상 소화한 모든 KBO 타자 중에서 1위다. 2017년 데뷔해 2022년까지 6년 연속 규정타석 3할을 쳤다. 2023년엔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그래도 3할을 쳤다. 컨택 커버리지가 넓다. 못 치는 코스, 못 치는 공이 없었다.
엄밀히 말하면 이정후와 김도영은 스타일이 완전히 다른 타자다. 이정후는 컨택이 좋으면서도 자신만의 자세를 유지한 채 강하게 타격, 2루타도 많이 만드는 스타일이다. 반면 김도영은 2024시즌 38홈런으로 이정후보다 한 수 위의 장타력, 홈런생산력을 과시했다. 특유의 운동능력, 특히 극강의 몸 스피드로 홈런을 만드는 능력이 탁월하다.
류현진은 이날 영상을 통해 김도영이 컨택 좋고 발 빠른데 홈런까지 잘 치니 부담스럽다고 했다. 이정후 수준의 컨택 능력까지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좋고, 홈런을 잘 치면 장기적으로 이정후 이상의 파괴력을 갖춘 타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서도 그렇게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
그런데 2024시즌 도중 한 관계자는 김광현과 비슷하게 이정후의 강점을 강조하더니, 김도영이 앞으로 극복해야 하고, 보여줘야 할 것은 이정후의 꾸준함이라고 했다. 그는 “이정후가 정말 대단한 건, 7년 내내 한번도 못한 시즌 없이 계속 잘했다는 점이다”라고 했다.
실제 이정후는 7년간 타율 0.324-0.355-0.336-0.333-0.360-0.349-0.318을 기록했다. OPS도 0.812-0.889-0.842-0.921-0.960-0.976-0.861. 타율과 OPS 그래프가 크게 꺾이지 않고 리그 최상급을 유지했다.
물론 이정후도 2023시즌 초반 타격 폼 수정 당시 최악의 출발을 한 바 있었다. 그러나 원래의 폼으로 돌아간 뒤 귀신처럼 맹타를 휘둘렀다. 그만큼 자신의 것이 확실했다. 그리고 그것을 7년 내내 지키며 메이저리그에 인정받았다.
김도영도 풀타임 3년을 보냈다. 4년을 더 보내면 메이저리그 포스팅 자격을 갖춘다. 김도영이 2024년과 같은 미친 시즌을 다시 보내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한번쯤은 2024년보다 더 좋은 시즌을 보낼 것이란 기대가 들 정도로 엄청난 실링, 잠재력의 소유자인 건 맞다.
고점을 찍는 것도 좋지만, 그것을 꾸준히 보여주는 게 진짜 저력이다. 이정후는 그걸 입증했다. 김도영은 앞으로 그걸 입증해야 한다. 지난 2년간 프로 적응 및 부상으로 제대로 못 보여줬다. 이제 애버리지를 막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업계에선 앞으로도 김도영의 성적 볼륨이 확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워낙 재능이 대단한 선수이며, 노력하는 천재에 대한 믿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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