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늦게 핀 꽃은 아름답다. 방출을 딛고 거포로 우뚝 선 브렌트 루커가 어슬레틱스와 대형 계약을 맺었다.
어슬레틱스는 9일(이하 한국시각) “루커와 5년 6000만 달러(약 878억원)의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6년 차에는 타석, MVP 투표 결과 등 성적에 따라 발동되는 베스팅 옵션이 있다. 모든 옵션을 달성한다면 계약 규모는 6년 9000만 달러(약 1317억원)까지 늘어난다.
어슬레틱스에 오기 전까지 루커는 그저 그런 유망주였다. 마이너리그에서는 강력한 장타력을 자랑했지만, 메이저리그만 올라오면 힘을 쓰지 못했다. 2020년 처음으로 빅리그 무대를 밟은 루커는 2022년까지 미네소타 트윈스-샌디에이고 파드리스-캔자스시티 로얄스를 전전했다. 3년간 겨우 81경기에 출전해 48안타 10홈런 타율 0.200 OPS 0.668로 부진했고, 캔자스시티는 루커를 지명할당(DFA) 처리했다.
어슬레틱스가 루커의 인생을 바꿨다. 오클랜드는 웨이버 클레임을 통해 루커를 영입했다. 녹색 유니폼을 입은 루커는 자신의 잠재력을 만개했다. 2023년 137경기에 출전해 114안타 30홈런 61득점 69타점 타율 0.246 OPS 0.817을 기록했고, 커리어 처음으로 올스타에 선정됐다.
올해는 한술 더 떴다. 145경기에 출전해 160안타 39홈런 82득점 112타점 타율 0.293 OPS 0.927로 펄펄 날았다. 생애 첫 실버슬러거에 선정됐고 아메리칸리그 MVP 투표 10위에 선정됐다.
미겔 테하다 이후 정확성과 파워를 모두 겸비한 거포가 됐다. ‘MLB.com’에 따르면 루커는 2002년 테하다 이후 0.290 이상의 타율, 30개 이상의 홈런, 100개 이상의 타점을 동시에 달성한 최초의 어슬레틱스 선수가 됐다. 또한 조정득점창조력(wRC+) 164를 기록했는데, 이는 메이저리그 7위에 해당한다.
루커는 다가올 ‘라스베이거스 시대’의 마중물이 될 전망이다. 오클랜드에서 마지막 시즌을 보낸 어슬레틱스는 이번 시즌부터 임시 연고지 새크라멘토에서 경기를 치른다. 2028년부터 라스베이거스로 연고지를 이전한다.
2025년을 위한 준비도 마쳤다. 루커는 2024년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대부분 지명타자로 뛰었다. 시즌이 끝난 뒤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스프링캠프에 앞서 재활이 끝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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