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희생이란 단어를 잘 알고 있다.”
정관장 레드스파크스는 지난 시즌 7년의 한을 풀었다. 2016-2017시즌 이후 무려 7년 만에 봄배구 무대를 밟았다. 챔피언결정전 무대는 밟지 못했으나, 그들의 시즌은 아름다웠다.
올 시즌에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정관장은 시즌 초반 고희진 정관장 감독이 1차 고비라 말했던 흥국생명-현대건설 4연전을 모두 패하며 흔들렸지만, 결국에는 전반기를 8연승으로 마쳤다. 정관장이 8연승을 기록한 건 2009-2010시즌 이후 15년 만이다. 이는 팀 최다 연승 타이기록.
지난 시즌과 비교해 라인업에는 변화가 있다. 세터 염혜선, 미들블로커 박은진-정호영, 리베로 노란, 아포짓 스파이커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는 그대로다. 다만 아웃사이드 히터가 바뀌었다. 이소영이 FA 자격을 얻어 IBK기업은행으로 떠났고, 대신 보상선수로 표승주가 왔다. 또한 지오바나 밀라나(등록명 지아) 대신 아포짓 스파이커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를 아웃사이드 히터로 이동시켰는데 이게 대성공을 거뒀다. 주전 선수들이 굳건하게 제 몫을 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정관장 내에 있던 어이없는 범실, 코트 위에서의 불안함이 사라졌다. 고희진 감독은 이를 없애기 위해 아침 멘탈 훈련도 하고, 비디오 미팅도 수시로 가졌었다. 예로 UFC, 유도 선수들의 영상을 통해 ‘이들이 어떻게 경기를 준비하는지, 풀어가는지’를 봤다. 고희진 감독은 부임과 동시에 선수들의 코트 위 집중력을 강조했고, 부임 3년차가 되어서야 선수들이 그 뜻을 알았으며 부담을 덜고 경기를 하고 있다.
정관장의 캡틴 염혜선은 3라운드 페퍼저축은행전이 끝난 후에 “선수들 스스로 흔들리더라도 극복해 내는 힘이 생겼다. 그동안 선수들 부상도 있었고 힘없이 무너지는 경기도 많았다”라며 “그러나 이제는 합도 맞고, 서로 극복하려고 노력한다. 아직 부족하지만 힘이 생겼다. 완벽하다고는 말 못 하지만, 후반기에는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오지 않을까”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배구는 누구 한 명만 잘해서 이길 수 없다. 서로 도와줘야 하며, 같이 해야 승산이 있다. 선수들도 잘 알고 있다. 모두가 희생이란 단어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시너지가 높게 나오는 것 같다”라고 미소 지었다.
물론 백업 선수들의 역할도 큰 힘이다. 신은지, 이지수, 정수지, 최효서 등 젊은 선수들이 꾸준한 훈련을 통해 기량 향상을 이루고 있다. 염혜선도 “젊은 선수들이 들어가면 잘할 수 있을 거란 믿음이 든다. 대단하다”라고 했다.
정관장은 전반기를 3위로 마쳤다. 1위 흥국생명(15승 4패 승점 44)이 후반기 첫 경기에서 최하위 GS칼텍스에 패했고, 2위 현대건설(14승 5패 승점 43)도 6위 한국도로공사에 겨우 승리를 챙겼다. 정관장이 10일 서울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후반기 첫 경기 GS칼텍스를 잡는다면 팀 최다 9연승은 물론 흥국생명과 현대건설 추격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
염혜선은 “기록은 깨라고 있는 것 아니겠나. 연승이라 생각하지 않겠다. 지금은 매 경기가 중요하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볼 것이며, 승점을 따는데 집중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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