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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LG’ 라이벌 팀으로의 이적…”불가능해 보였던 것도 해냈다” 김강률은 각오가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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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강잠바를 입고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한 LG 트윈스 김강률./잠실 = 박승환 기자
유강잠바를 입고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한 LG 트윈스 김강률./잠실 = 박승환 기자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불가능해 보였던 것들도 해냈다”

LG 트윈스는 지난달 13일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김강률과 3+1년 최대 14억원(계약금 5억원, 연봉 9억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8일 ‘유광잠바’를 입은 김강률이 ‘2025년 선수단 신년인사회’를 통해 처음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2007년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 전체 26순위로 두산 베어스의 지명을 받은 김강률은 2011시즌부터 본격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 2017시즌 무려 70경기에 등판해 7승 2패 12홀드 7세이브 평균자책점 3.44을 기록하며 없어선 안 될 존재로 거듭났다. 이듬해 평균자책점이 4점대로 크게 치솟았지만, 65경기에서 5승 무패 11홀드 6세이브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김강률이 ‘정점’을 찍은 것은 바로 2021시즌이었다. 당시 김강률은 50경기에 등판해 51⅔이닝을 소화하는 등 3승 무패 3홀드 21세이브 평균자책점 2.09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2022-2023년 힘겨운 시즌을 보냈지만, 지난해 김강률은 53경기에서 2승 2패 1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00으로 다시 부활했고, FA 자격을 통해 가치를 평가받기 위해 시장에 나갔다.

김강률에게 가장 뜨거운 관심을 보낸 것은 LG였다. LG는 2024시즌이 끝난 뒤 마무리 유영찬을 비롯해 함덕주가 수술대에 오르게 되면서 불펜이 헐거워진 상황에서 LG는 김강률의 쓰임새가 있다고 판단해 3+1년 14억원의 계약을 안겼다. 당시 LG는 “김강률은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투수로서, 향후 안정된 경기 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불펜에서의 활약과 함께 본인의 맡은 바 역할을 다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배경을 밝혔다.

김강률./LG 트윈스
김강률./LG 트윈스
LG 트윈스 김강률./LG 트윈스
LG 트윈스 김강률./LG 트윈스

두산 시절과 같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지만, 라커룸 방향이 오른쪽(1루)에서 왼쪽(3루)로 바뀐 느낌은 어떨까. 8일 신년인사회에서 취재진과 만난 김강률은 “묘하다”고 말 문을 연 뒤 “늦은 나이에 팀을 옮기게 됐는데, 생각하지도 못했던 잠실을 쓰는 LG로 옮기게 됐다. 그래도 낯이 익은 선수들도 많고, 이름을 다 알진 못하지만, 프런트 분들 중에도 얼굴을 아는 분들이 많아서 묘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 지붕 두 가족’이라는 표현에 딱 어울리는 두산과 LG. 김강률에게 LG는 어떤 느낌이었을까. 그는 “지금까지 운동을 해본 바로는 분위기가 좋다. 선수들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어린 친구들은 다가오기 어려울 수 있는데, 내가 말도 많이 걸고 다가가야 할 것 같다”며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두산이 훨씬 강했는데, 최근 2~3년 역전이 됐다. 개인적으로 LG는 상대하기 껄끄러웠던 팀이었다”고 말했다.

다른 팀도 아닌 KBO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 관계인 LG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당연한 고민도 있었다. 그는 “계약을 맺기 전 LG 선수들에게 팀에 대해서 물어본 것은 없었다. 다만 좋은 팀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고민도 있었고, 선택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LG에서 나를 필요로 해줬다는 것이 가장 컸다”며 “두산 동료들도 떠나는 것에 대해서 아쉬워하더라. 그래도 잘 돼서 가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축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FA를 선언한 상황에서 차기 행선지가 어떤 팀으로 결정될지 모르는 상황이었던 김강률은 그동안 누나집에 신세를 지기도 했다. 그는 “아이가 태어난지 100일이 다 돼간다. 이전에 살던 집이 너무 협소했다. 아이를 낳으면서 이사를 했어야 했는데, 팀이 어떻게 될지 몰라서 이사를 보류하고 있었다. 때문에 친 누나 집에 2~3개월 있었는데, 이제는 곧 (서울로) 이사를 할 예정”이라고 싱긋 웃었다.

LG 트윈스 김강률./LG 트윈스
LG 트윈스 김강률./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유영찬과 함덕주가 돌아오기 전까지 김강률을 비롯해 김진성과 장현식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강률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김강률은 “나는 당연히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서, 시즌을 잘 치르자는 생각”이라며 “선수들은 매년 어느 정도의 부담을 갖고 있어야 한다. LG 트윈스의 유니폼을 입게 된 이유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잘 할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에 대한 각오도 돼 있다. 그는 “12월 말부터 김용일 코치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운동을 시작했다. LG의 비시즌 프로그램이 잘 돼 있더라. 최소 50경기는 나간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부상도 많았는데, 주위에서 FA를 한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하더라. 개인적으로 뿌듯함도 있다”며 “불가능해 보였던 것들도 해냈기 때문에, 긍정적인 생각으로 작년보다 더 많은 경기에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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