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빅딜 3년5개월이 흘렀다. 한 사람은 어렵게 FA 계약을 맺었고, 또 다른 한 사람은 코치로 새출발한다.
2021년 7월27일이었다. LG 트윈스가 오랜 기간 약점이던 2루 보강을 위해 키움 히어로즈에 연락을 취해 서건창 트레이드를 문의했다. 의외로 어렵지 않게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키움은 당시 안우진과 한현희(롯데 자이언츠)가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으로 페널티를 받은 상태라 선발진 보강이 필요했다.
당시 KBO리그는 전반기가 끝난 뒤 잠깐의 휴식기였다. 광주제일고 동기동창의 트레이드는 꽤 큰 화제였다. 3년5개월이 흐른 현 시점에서, 누가 승자라고 명확히 단정하긴 어려운 부분이 있다. 둘 다 트레이드 이후에도 굴곡이 많았기 때문이다.
우선 정찬헌은 2021시즌 23경기서 9승5패 평균자책점 4.01로 좋았다. 키움 이적하자마자 실질적 토종 에이스 노릇까지 할 정도로 페이스가 좋은 구간이 있었다. 당시 키움은 외국인투수들의 부상 이슈도 있어서, 정찬헌의 활약이 천군만마였다.
그러나 정찬헌은 2022시즌 20경기서 5승6패 평균자책점 5.36, 2023시즌 14경기서 2승8패 평균자책점 4.875로 부진했다. 2023년 시범경기 기간에 2년 8억6000만원 FA 계약을 맺었지만 반등은 없었다. 2023시즌 도중 LG 트윈스 시절 고질병이던 허리를 다시 다치고 말았다. 결국 2023년 11월 수술대에 올랐다. 황색인대제거술이었다.
2024시즌에 돌아왔지만, 이미 지속적으로 투구가 힘든 몸 상태였다. 1경기에 나가면 2군으로 내려가 관리를 하고 다시 컨디션을 체크해서 1군에 올라오길 반복해야 했다. 결국 4경기서 2패 평균자책점 7.88에 그치고 은퇴를 선언했다. KBO 통산 407경기서 50승63패46세이브28홀드 평균자책점 7.88.
LG 시절에도 이미 두 차례 허리수술을 받았고, 선발, 중간, 마무리를 오갔다. 좋은 워크에식과 리더십으로 동료들에게도 좋은 이미지를 심어준 선수였다. 키움은 그런 정찬헌을 올해 1군 불펜코치로 기용한다.
정찬헌이 굴곡을 겪는 사이, 서건창은 2023년까지 줄곧 부진했다. 2021년 144경기 모두 나갔으나 타율 0.253 6홈런 52타점 OPS 0.693, 2022년 77경기서 타율 0.224 2홈런 18타점 OPS 0.605, 2023년 44경기서 타율 0.200 2홈런 12타점 OPS 0.542.
LG는 결국 서건창 대신 다른 선수들을 2루에 기용하기 시작했고, 신민재라는 국가대표 2루수를 키우며 서건창과 결별했다. 서건창은 2023년 LG의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지 못했고, 시즌 후 셀프 방출을 요구했다.
고향 광주에서 개인훈련하던 서건창의 열정을 지켜본 구단이 KIA 타이거즈였다. KIA는 서건창과 단돈 5000만원에 1년 계약을 하며 재기를 지원했다. 서건창을 1루수 이우성, 2루수 김선빈의 백업으로 기용했고, 성공했다. 시즌 초반 나성범의 부상으로 이우성이 외야로 나가야 했는데, 이때 서건창이 1루를 잘 채웠다.
이후에도 주전과 백업을 오가며 괜찮은 시즌을 보냈다. 94경기서 타율 0.310 1홈런 26타점 40득점 OPS 0.820을 기록했다. 한국시리즈서도 주전과 백업을 오갔다. 생애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봤고, FA 4수만에 처음으로 자격을 행사했다.
KIA는 팀 내 여러 사정상 서건창에게 곧바로 집중하기 어려웠다. 그 사이 서건창도 결혼이라는 경사가 있었다. KIA와 서건창은 9일 1+1년 FA 5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규모가 크진 않지만, 그래도 부진에서 탈출해 새로운 야구인생을 개척했다는 것에 의미를 둘 수 있다. 어쨌든 선수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정찬헌이 올해 키움 투수들의 활약을 잘 지원하고, 서건창이 올해도 작년처럼 주전과 백업을 오가며 좋은 활약을 펼치면 3년5개월 전 트레이드는 윈윈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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