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이 해임된 가운데, 인도네시아 축구협회(PSSI)가 새로 선임한 감독을 둘러싸고 축구팬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9일 자카르타 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PSSI는 네덜란드 축구 전설 패트릭 클루이베르트를 신 전 감독의 후임으로 선임했다. 신 전 감독이 해임된 지 51시간 만에 이뤄진 결정이다.
자이누딘 아말리 PSSI 부회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도네시아와 네덜란드 간 축구적 유대, 특히 네덜란드에서 귀화한 선수들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전날 클루이베르트는 축구 이적시장 전문 기자 파브리치오 로마노와의 인터뷰에서 “열정적인 축구 문화를 가진 인도네시아와 함께하는 것은 큰 영광”이라며 국제축구협회(FIFA) 2026 북중미월드컵 본선 진출을 목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C조에서 일본,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중국, 바레인과 경쟁하며 3위에 올라 있다. 2위와 승점 차이가 1점에 불과해 본선 진출 가능성도 열려 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축구팬들은 신 전 감독의 해임과 클루이베르트 선임 과정을 두고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클루이베르트는 선수 시절 네덜란드 대표팀에서 79경기 40골을 기록하며, 아약스와 바르셀로나 등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그러나 감독으로서는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퀴라소 국가대표팀과 튀르키예 리그의 아다나 데미르스포르를 지휘했으나,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팬들은 신 전 감독 해임 이후 PSSI 공식 SNS에 #STYSTAY(신태용 스테이) 해시태그를 사용하며 반발하고 있다. PSSI가 게시한 SNS 게시물에는 “훌륭한 선수가 아니라 훌륭한 감독이 필요하다”,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 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댓글이 다수 달렸다. 해당 댓글은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신 전 감독은 2019년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고, 지난해 2027년까지 계약을 연장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지난 6일 돌연 경질됐다.
PSSI는 “장기적 목표를 신중히 검토한 결과”라고 밝혔으나, 2024 미쓰비시컵 조별리그에서 3위로 탈락한 점이 결정적인 이유로 보인다.
그럼에도 신 전 감독은 인도네시아 축구에서 대단한 성과를 남겼다. 부임 당시 173위였던 FIFA 랭킹을 지난해 125위까지 끌어올렸고, 2022년 미쓰비시컵에서 4위를 기록하며 인도네시아를 동남아 축구계에 알렸다.
2023년 AFC 아시안컵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16강에 진출했고, 2024년 AFC U-23 아시안컵에서는 8강에서 한국을 승부차기로 꺾고 4강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신 전 감독의 해임과 클루이베르트 선임이 인도네시아 축구 방향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많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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