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년 선수단 신년인사회’에 앞서 오랜만에 가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올해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2022년 11월 3년 총액 21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5억원, 옵션 3억원)의 계약을 통해 LG의 지휘봉을 잡았다.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갖고 있던 LG가 던진 승부수. 이는 완벽하게 적중했다. 염경엽 감독은 LG 사령탑 부임 첫 시즌 86승 2무 56패 승률 0.606으로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KT 위즈를 무너뜨리며 1994년 이후 무려 29년 만에 ‘최정상’에 올라섰다.
마운드과 수비, 공격력까지 나무랄 데가 없었던 만큼 LG는 ‘왕조’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하지만 2024년을 준비하는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마무리’ 고우석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버저비터 계약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이정용은 상무에 입대해 군 복무를 시작했다. 그리고 FA 계약을 맺은 함덕주와 정우영은 수술대에 오르는 등 악종 악재들이 속출하는 상황에서도 정규시즌을 3위로 마쳤으나, 한국시리즈까지 경험하진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는 게 염경엽 감독의 설명이다. 3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인 만큼 재계약을 위해선 반드시 원하는 성과를 손에 넣어야 한다. 그 성과는 육성과 성적이다. 사령탑은 “올 시즌 가장 중요한 것은 육성과 성적을 같이 내야 한다. 힘들 것이라 생가한다. 하지만 앞으로 LG의 플랜을 위해서는 야수와 투수들의 성장이 꼭 필요한 시즌”이라고 말했다.
LG는 지난 겨울 기존의 전력이 빠져나가는 등 ‘변수’로 인해 주전 선수들에게만 의존하는 일이 많았는데, 올해는 주전에 의존하는 것도 줄여보겠다는 생각이다. 염경엽 감독은 “5선발 쪽에서는 우강훈과 이지강, 최채흥, 송승기, 이정용을 생각하고 있고, 야수 쪽에서는 이영빈, 송찬의, 최원영, 구본혁, 김범석 등이 많은 기회를 받을 것 같다. 특히 외야에서는 최원영이 가장 기회를 많이 받을 것이다. (박)해민이 다음으로 센터에서 수비 범위를 보여줄 수 있는게 최원영이다. 마무리캠프에서 타격 훈련을 많이 하면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염경엽 감독은 “작년의 경우 우승을 하면서 마무리 훈련을 통해 준비를 할 시간이 부족했다. 거의 안 했다. 준비 미흡이 결국 주전 의존으로 이어졌다. 이런걸 반복하지 않기 위해 코칭스태프와 대화를 나눴고, 잘 실천하게 된다면 시즌 말미에는 우리가 목표했던 성적이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작년 주전의 빈도가 높았던 이유는 상대에게 부담이라도 주기 위함이었다. 백업 선수들보다는 주전이 나가는 쪽이 상대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주전에 의존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린 선수들의 성장이 동반돼야 한다. 주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상대 투수가 부담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실력까지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사령탑은 “그래서 마무리캠프에서 준비를 충실히 했다. 그만큼 대비와 준비를 했다. 야구가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도 있지만, 선수들의 활용폭은 넓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모든 톱니바퀴가 잘 맞물린다면, 염경엽 감독은 재계약까지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
특히 LG는 최근 수년 동안 기존의 감독과 재계약을 맺은 사례가 없다. 가장 최근 사례로는 천보성 전 감독이 유일하다. 2000년대에는 그 누구도 재계약을 맺은 감독이 없었다. 이에 염경엽 감독은 LG 사령탑으로 재계약도 한 번 맺어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그는 “LG에서 재계약을 맺은 감독이 거의 없기 때문에 한 번 해보고 싶다. 그것도 목표”라고 욕심을 드러냈다.
올해 한화 이글스를 비롯해 삼성 라이온즈 등 몇몇 구단이 스토브리그에서 매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전력을 다진 만큼 2025년 페넌트레이스는 작년과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결국 상대성보단 내실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 그는 “작년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가 홈에서는 디테일, 원정에서는 빅볼이었는데 우리 야구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KIA가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기존 선수가 역할을 하면서 백업들이 플러스 알파를 해냈다. 우리도 2023년엔 그랬다”며 “우리 야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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